•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선생님 칭찬에 5시간 통학도 견뎌" 스승의날 만학도 학교[현장]

등록 2025.05.15 14:37:09수정 2025.05.15 16:4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 일성여중고 만학도들, 스승의날 행사

나이 어린 선생님 위해 '스승의 은혜' 합창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서울 마포구 소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만학도 학생들이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2025.05.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서울 마포구 소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만학도 학생들이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2025.05.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학교까지 왕복 5시간이 걸리는 탓에 첫차를 타고 등교하며 힘들 때도 있지만, 선생님들께서 칭찬을 아끼지 않아 주셔서 힘을 내고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어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는 스승의날을 맞아 사은(師恩) 행사가 열렸다.

일성여중고는 과거 성별을 이유로, 각자의 개인 사정으로 학업을 제때 마치지 못한 만학도들이 중고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다. 현재 1008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날 오후 찾은 일성여중고 고등학교 1학년 1반 교실에는 스승의날을 맞아 만학도 43명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칠판에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진짜 사랑합니다' 학생들이 교사를 생각하면서 정성스럽게 쓴 분필 글씨가 적혀있었다. 칠판의 한쪽 편에는 빨간색 분필을 동그랗게 굴려서 그린 카네이션도 눈에 띄었다.

오후 12시15분 수업 시간이 되고 담임교사가 들어오자, 만학도들은 일제히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학생 중에는 "눈물 나 눈물 나" 하면서 손등이나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학생들을 바라보며 담임교사인 나경화(39)씨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가득 담고 손뼉을 쳤다.

노래가 끝나고 1반 학급장 손정화(68)씨가 학생들을 대표해 교사의 옷에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나 교사는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오히려 여러분들께 배우는 게 더 많다"며 "꾸준히 학교에 나와 공부하시는 게 존경스럽고. 삶의 태도를 많이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만난 만학도들은 딸 혹은 손녀뻘의 교사에게 깊은 존경심을 나타냈다. "선생님의 도움 없이는 학교생활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남양주에서 통학한다는 유기례(80)씨는 "자녀들은 너무 무리가 된다며 고등학교 입학을 말렸지만, 한이 된 세월을 보상받고자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힘들 때도 있지만 학교에 와 있는 시간이 행복하고, 선생님들의 칭찬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급장 손씨도 "뜻깊은 스승의날, 선생님 덕분에 학생 모두가 긍정의 에너지를 받아 공부할 수 있었다"며 "단단한 마음으로 지적인 성장을 시켜준 선생님에게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스승의날 행사에는 졸업 선배들이 대학생활을 소개하며 후배 만학도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진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