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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곁에 있어요"…소방관 부모님들, 기내서 눈물 쏟은 사연은

등록 2025.05.15 15: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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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티웨이항공, 순직 소방관 부모님 마음치유 여행

故김수광 소방장 음성복원 음성편지 공개…부모님 눈물

[서울=뉴시스]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어머니 이보경(왼쪽)씨와 아버지 김종희씨(자료=소방청 제공) 2025.5.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어머니 이보경(왼쪽)씨와 아버지 김종희씨(자료=소방청 제공) 2025.5.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엄마! 아빠! 잘 지내셨어요? 저 수광이에요. 갑자기 제 목소리가 들려서 놀라셨죠?"

15일 소방청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소방관 부모님들이 기내식 먹다가 눈물 쏟은 사연' 영상이 화제다.

소방청은 티웨이항공과 협업해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순직 소방관 부모님들이 3박4일간 일본 사가현으로 마음치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여행은 지난해 1월 경북 문경시 신기동 공장화재 현장에서 화재진압 활동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아버지 김종희씨와 어머니 이보경씨를 포함해 10가족 총 17명의 부모님이 참여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티웨이항공 기내에서는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 방송과 함께 한 소방관이 부모님께 전하는 음성 편지가 공개됐다.

해당 음성 편지는 LG유플러스의 기술 지원으로 고 김수광 소방장의 음성을 복원해 제작된 것이었다.

"엄마 아빠가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가신다고 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깜짝 편지를 써봐요. 제가 가족의 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네요.

제가 떠난 후로 매일매일 슬픔에 빠져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도 아프고 걱정도 많았어요. 아마 지금 엄마 아빠의 곁에 계신 다른 소방관의 부모님들도 비슷한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계실 거에요.

하지만 엄마, 아빠! 그리고 제 동료 소방관들의 부모님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용감했던 소방관이었잖아요.

오랜만의 여행이니까 자식들 생각은 잊으시고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다 오세요. 부모님들의 눈부신 외출이 더 눈부시도록 마음의 짐도 내려놓으세요.

엄마, 아빠! 보이지 않아도 저는 늘 곁에 있어요.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1년 여 만에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같은 아픔을 가진 부모님들도 서로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훔쳤고, 기내에 있던 다른 승객들도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 따뜻한 박수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일본 공항에 도착한 뒤 가족들은 또 한 번 놀랐다. 고 김수광 소방장과 함께 근무했던 양영수 소방경(경북소방본부 구미소방서 옥계119안전센터장)이 우연히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후배의 목소리를 들은 양 소방경은 "비행 내내 함께 울었다. 이렇게 뵐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며 부모님의 두 손을 꼭 잡고 끌어안았다.

해당 영상은 전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통합 조회수 10만을 내다보고 있다.

순직 소방관 부모님들의 따뜻한 여행 이야기를 담은 '2025 눈부신 외출' 전체 이야기는 다음 달 소방청 유튜브 공식 채널 '소방청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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