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역·빈집을 숙소로"…'농촌 소멸' 막기 위한 일본의 이색 도전
![[서울=뉴시스] 무인역인 시즈오카현의 후타마타 혼마치역은 하루에 한 팀만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 '인 마이 라이프(Inn My Life)'로 개조됐다. (사진=SCMP/인스타그램)](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271_web.jpg?rnd=20250515140628)
[서울=뉴시스] 무인역인 시즈오카현의 후타마타 혼마치역은 하루에 한 팀만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 '인 마이 라이프(Inn My Life)'로 개조됐다. (사진=SCMP/인스타그램)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농촌 지역에서 무인 철도역과 빈집들이 새로운 관광 숙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운송 사업자가 지역 사회와 협력해 이색 숙박 시설을 만들어내며 외지 관광객 유입은 물론 지역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시즈오카현 텐류 지역에 위치한 후타마타 혼마치역이다.
무인역인 이곳의 일부 공간은 2019년 5월, 하루에 한 팀만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 '인 마이 라이프(Inn My Life)'로 개조됐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나카타니 아키히토(34)는 도쿄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다 약 10년 전 고향인 텐류로 돌아와 지역 재생에 나섰다.
그는 "관광지가 되려면 특색 있는 숙박시설과 체험 요소가 필요하다"며 "이곳에서 우리가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면 지역 주민들도 자신감을 갖고 비슷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숙소는 최대 성인 2명과 어린이 2명이 머물 수 있으며, 현지 인기 정육점의 수제 햄과 베이컨으로 구성된 아침 식사와 자전거 대여 등 지역 상권과 연계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같은 변화로 인근에는 새로운 카페와 상점 등이 문을 열게 됐고, 지역 특산품 판매도 늘고 있다.
나카타니는 "방문객들이 이곳 음식을 맛보고 기념품을 사러 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관광과 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오쿠타마 지역에서는 철도 전 구간을 하나의 호텔처럼 구성하는 ‘마루고토 호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24년 5월 첫 개장한 ‘사톨로그(Satologue)’는 130년 된 전통 목조 건물을 개조해 만든 식당 겸 사우나 시설이다. (사진=SCMP/인스타그램)](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278_web.jpg?rnd=20250515140915)
[서울=뉴시스] 오쿠타마 지역에서는 철도 전 구간을 하나의 호텔처럼 구성하는 ‘마루고토 호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24년 5월 첫 개장한 ‘사톨로그(Satologue)’는 130년 된 전통 목조 건물을 개조해 만든 식당 겸 사우나 시설이다. (사진=SCMP/인스타그램)
도쿄 서부 오쿠타마 지역에서도 독특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철도 전 구간을 하나의 호텔처럼 구성하는 '마루고토 호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JR(일본 철도) 오메선의 무인역 11곳이 호텔의 '프론트 데스크' 역할을 맡고, 주변 빈집은 객실로 리모델링되고 있다.
2024년 5월 첫 개장한 '사톨로그(Satologue)'는 130년 된 전통 목조 건물을 개조해 만든 식당 겸 사우나 시설이다.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회사 '엔센 마루고토'의 코디네이터 와타나베 마이는 "이 지역에도 매력적인 장소와 자원이 많지만,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고령화 극복과 고용 창출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유럽·북미 관광객이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자신의 빈집을 제공한 지역 주민 야마미야 레이코는 "젊은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니 지역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며 "이런 시도가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시즈오카현에서는 철도뿐 아니라 버스도 숙소로 변신하고 있다. 2022년 폐쇄된 우구스 안내소는 폐기 위기를 넘기고, 도카이자동차가 이를 되살려 숙박 체험 공간 ‘버스테이(Bustay)’로 탈바꿈시켰다. (사진=SCMP/인스타그램)](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280_web.jpg?rnd=20250515141038)
[서울=뉴시스] 시즈오카현에서는 철도뿐 아니라 버스도 숙소로 변신하고 있다. 2022년 폐쇄된 우구스 안내소는 폐기 위기를 넘기고, 도카이자동차가 이를 되살려 숙박 체험 공간 ‘버스테이(Bustay)’로 탈바꿈시켰다. (사진=SCMP/인스타그램)
시즈오카현에서는 철도뿐 아니라 버스도 숙소로 변신하고 있다.
70년 이상 운영되다 2022년 폐쇄된 우구스 안내소는 폐기 위기를 넘기고, 도카이자동차가 이를 되살려 숙박 체험 공간 ‘버스테이(Bustay)’로 탈바꿈시켰다.
실제 퇴역 버스 내부에 침대와 테이블이 설치돼 있으며, 운전석 버튼과 안내 방송 장치도 작동해 버스 마니아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숙박객은 인근 료칸에서 제공하는 해산물 요리나 바비큐 세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
도카이자동차 개발팀의 츠치야 사키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버스는 단순히 이동 수단일 뿐이지만, 일부에게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이들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 내 철도역 9465곳 중 약 48%가 무인역이며,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JR그룹이 운영하는 4368개 역 중 약 60%는 이미 무인으로 전환됐다. 오메선을 시작으로 마루고토 호텔 프로젝트는 오는 2040년까지 전국 30개 철도 노선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버스 업체들도 잇따라 유휴 시설 재활용에 나설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kdrkf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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