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앞두고 대관 취소" 서울퀴어축제 측, 인권위에 진정
조직위,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겨냥 인권위 진정
"기독교 이념 내세운 대관 불허, 표현의 자유 침해"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14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을 불허한 이화여대 내 독립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 측을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사진=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퀴어영화제 대관을 취소한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를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14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을 불허한 이화여대 내 독립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 측을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전날인 인권위에 진정을 공식 접수했으며 "이화여대와 극장이 외부의 압력과 반복된 민원에 굴복해 계약 직전까지 이르렀던 대관 합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비판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3월 10일부터 아트하우스 모모 측과 대관 일정을 조율해왔고 3월 25일 대관 견적서를 받은 이후 계약금 및 잔금 납부 방식 등 계약 전반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이어 4월 27일 극장 측이 최종 계약서를 발송했으며, 서명만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4월 30일 갑작스럽게 대관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학교 측에 반복적으로 제기된 민원과 '이화의 정체성을 위협한다'는 주장이 극장 운영에 압박으로 작용했고, 그 결과 극장은 돌연 대관 합의를 취소했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 판단이 아니라 성소수자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혐오 언어에 굴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졸업생 홍다은씨는 "퀴어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은 이화의 교육 철학에도, 기독교의 본래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번 결정은 신앙을 앞세운 배제와 침묵이 어떻게 현실의 차별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번 사태가 단지 개별 영화제 개최 여부를 넘어 대학이라는 공공 공간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이 제도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트하우스 모모는 시민에게 개방된 공공 문화공간임에도 기독교 창립 이념을 이유로 특정 정체성을 배제했다"며 "대학과 독립영화관이 검열과 혐오에 굴복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오는 6월 20일 개막 예정인 영화제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긴급구제 요청을 포함한 추가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직위는 정보공개청구, 언론 대응, 시민사회 연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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