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꾸르륵"…염증성장질환 4명중 1명 '2030'
5년새 30% 증가…설사·복통 4주이상 지속 의심
젊을수록 증상 심한 경우 많아 조기 치료 중요
![[서울=뉴시스]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진료를 보는 모습.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5.05.14. photo@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4/NISI20250514_0001841866_web.jpg?rnd=20250514104013)
[서울=뉴시스]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진료를 보는 모습.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5.05.14. photo@newsis.com.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7만814명이었던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2023년 9만2665명으로 5년간 약 30% 증가했다. 특히 이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5.8%로 4명 중 1명이 젊은 청년층이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공 식품 위주의 식생활,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양한 생활환경 변화가 젊은 세대의 장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질환에 대한 인식이 확산해 조기 진단 사례가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증상은 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혼동될 수 있다.
차 교수는 “반복되는 복통이나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빈혈, 혈변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며 “단순 장 트러블로 오인해 방치하면 질환이 악화돼 장 협착이나 천공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젊은 나이에 장염이 반복된다면 단순 장염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과 과민성 장증후군은 전혀 다른 질환으로, 구분이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심하면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영양 흡수 장애가 동반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에 기질적 이상이 없는 기능성 질환으로 체중 감소나 전신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 또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나 설사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영양 흡수 장애가 동반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질환의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내시경 검사, 혈액 검사, 대변 검사 등 전문적인 평가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치료 초기부터 점막 치유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기적으로 장 손상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질환 특성상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큼, 염증성 장질환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일관된 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적 제제, 소분자 치료제 등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생물학적 제제는 관해 유도 및 유지 효과가 높지만, 고가이기 때문에 환자 개별 상태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단순 증상 조절을 넘어 내시경상 점막 치유, 조직학적 치유와 생물학적 지표 정상화(바이오마커 관해)를 목표로 하는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40세 이후 발병하는 환자들에 비해 10~20대 젊은 나이에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 경과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증상도 더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영양 결핍, 성장 부진 등 추가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복통과 설사,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능한 빠른 시기 전문 진료를 받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주된 증상 자체가 만성 피로, 심리적 스트레스 등 삶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차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단순한 장 질환이 아니라 성장 부진, 스트레스로 인한 학업 문제, 우울증, 자존감 저하 등 다양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조기 진단을 통해 질환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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