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세계인의 과일 바나나, 기후변화로 위기…재배지 60% 사라질 수도"

등록 2025.05.14 09:37:4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라 데 멜레나=AP/뉴시스] 7일(현지시각) 쿠바 아르테미사주 기라 데 멜레나 어린이들이 허리케인 라파엘로 파괴된 바나나 농장 옆에서 놀고 있다. 2024.11.08.

[기라 데 멜레나=AP/뉴시스] 7일(현지시각) 쿠바 아르테미사주 기라 데 멜레나 어린이들이 허리케인 라파엘로 파괴된 바나나 농장 옆에서 놀고 있다. 2024.11.08.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전 세계 최대 바나나 생산지인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2080년께 바나나 재배지의 약 6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극단적인 날씨와 이로 인한 해충 및 질병의 확산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주요 바나나 산지를 강타해 수확량이 줄고, 결국 지역 사회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로, 밀, 쌀, 옥수수에 이어 네 번째로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바나나의 약 80%는 현지에서 소비되며, 4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바나나에서 하루 섭취 칼로리의 15~27%를 얻고 있다.

전 세계 슈퍼마켓에 공급되는 바나나의 약 80%는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극심한 기후 변화와 기후 재난에 특히 취약한 곳으로, 바나나 공급망 전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바나나는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다.

기온이 20도 이하거나 35도 이상일 경우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만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특히 폭풍이나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잎이 쉽게 떨어지는데, 이는 광합성을 방해해 생장이 크게 저하된다.

기후 변화로 인해 확산하고 있는 곰팡이병 등도 바나나 재배지를 파괴하는 주요 요인이다.

흑엽 곰팡이는 바나나의 광합성 능력을 최대 80%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기온 상승과 불규칙한 강우, 잦은 홍수 등은 이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습한 환경을 제공해 더욱 번성하게 하고, 이는 재배지 전체의 나무가 한꺼번에 죽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수출을 위해 '캐번디시' 단일 품종이 집중적으로 재배되는 등 바나나의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크리스천에이드의 오사이 오지고 정책·캠페인 국장은 “바나나는 단순히 인기 있는 과일일 뿐 아니라 수억 명의 생존을 책임지는 필수 식량”이라며 “기후 변화가 이 중요한 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후 위기의 책임이 거의 없는 사람들의 생계가 이미 위협받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들이 화석 연료 소비를 줄이고, 저소득 국가에 재정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kdrkfls@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