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포유류감염 확산에 변이 덮치면 대유행 위험"
‘조류독감 팬데믹 위험성 대응 전략’ 포럼
조류독감 감염돼 사망 포유류 20→55종
사람간 전파 쉬운 AI 출현 가능성 높아져
바이러스 변이 일어나면 팬데믹 가능성
![[서울=뉴시스]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의 팬데믹 위험성과 대응 전략’ 포럼을 열고 국내외 AI 감염 현황과 팬데믹 위험 대비 전략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사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2/NISI20250512_0001840148_web.jpg?rnd=20250512155314)
[서울=뉴시스]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의 팬데믹 위험성과 대응 전략’ 포럼을 열고 국내외 AI 감염 현황과 팬데믹 위험 대비 전략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사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의 팬데믹 위험성과 대응 전략’ 포럼을 열고 국내외 AI 감염 현황과 팬데믹 위험 대비 전략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날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원장은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로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지목하고 있다"면서 "과거 아시아 지역에 국한됐던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은 현재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까지 퍼진 상태"라고 밝혔다.
2000년 이후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AI가 크게 확산돼 폐사되는 사례가 빈번해졌고 AI의 포유류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조류에서 젖소, 젖소에서 고양이와 사람에 이르기까지 종간 감염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농장의 돼지에서, 올해는 영국 북동부 요크셔 농장의 양에서 처음으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되며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와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는 H5N1형 고병원성으로, 1959년 최초 발견된 후 1997년 사람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후 아시아 국가에서 H5N1형 바이러스가 토착화되고 인체 감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시기 전 인구의 10~20%가 감염될 수 있고, 사망은 주로 고령층에 집중된다"면서 "38도 이상의 발열, 콧물, 목 아픔, 근육통이 나타나고 무력감은 상당히 오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폐렴, 세균폐렴 등이 합병돼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은 경미한 경우부터 양측성 폐렴, 사망까지 다양하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는 19~60% 정도"라고 했다.
AI의 팬데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AI 발생에 대한 꾸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교수는 “AI가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포유류로 종간 장벽을 넘어서는 ‘스필오버’(spillover) 현상과 포유류에서의 감염이 증가한다면 사람 간 전파가 쉬운 AI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AI 유전자 재편성으로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날 경우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팬데믹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AI 바이러스 발생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농장 우리에 있는 닭들. 미국은 조류 독감 확산으로 달걀값이 폭등했다. (사진=AP통신) 2025.02.17.](https://image.newsis.com/2025/02/17/NISI20250217_0001771414_web.jpg?rnd=20250217093638)
[서울=뉴시스]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농장 우리에 있는 닭들. 미국은 조류 독감 확산으로 달걀값이 폭등했다. (사진=AP통신) 2025.02.17.
송 교수는 "과거 약 20종의 포유류가 감염돼 사망했는데 최근에는 55종으로 확대됐다"면서 "바다사자를 포함한 여러 해양 포유류까지 영향을 받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3월 미국 텍사스 젖소 농장에서 AI가 발생했고, 우유에서도 높은 농도로 검출돼 공중보건학적 위협도 나타났다"면서 "최근 17개주로 감염이 확산됐고, 결막염이 주로 나타나는 인체 감염 사례는 70건을 넘었다"고 했다.
AI의 사람 감염과 사망 사례도 발생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캐나다에서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을 동반한 첫 사람 감염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올해 1월 미국에서는 AI 중증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도 확인됐다.
송 교수는 “최근 캐나다에서 10대 청소년이 H5N1 D1.1 유전자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을 일으킨 데 이어 미국에서 D1.1 바이러스로 인한 첫 사망이 보고됐다"면서 "미국 젖소에서 감염돼 경미한 호흡기 증상을 보였던 B3.13 유전자형과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로 향후 돌연변이로 진화한다면 사람 간 전파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에 AI 감염 젖소에서 검출된 H5N1 D1.1 유전자형 바이러스는 최근 두 차례 사람에게서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 사례가 있어 젖소와 포유류 사이의 감염에 대한 꾸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송 교수는 "(사람에서 AI를 유발한 바이러스가)젖소에서 섞이면 어떤 바이러스가 나올지 우려된다"면서 "바이러스학 측면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사례"라고 말했다.
여상구 질병관리청 신종감염병 대응 과장은 지난해 9월 질병청에서 발표한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의 추진 경과 등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소의 결핵균(Mycobacterium bovis)이 사람에게 감염된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도 인수공통감염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여 과장은 “AI의 포유류 감염이 늘어나며 팬데믹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인체 감염 방지를 위해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달 수립된 ‘국가비축물자 중장기 계획’에 따라 세부 이행 계획을 실천하며 보다 구체적인 AI 대비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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