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지저하 뇌질환자, 두개골 손상돼도 '전자약' 치료가능"

등록 2025.05.12 10:47: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두개골 구멍서 60mm 떨어져 전극위치 조절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기장 강도 얻을수 있어


[서울=뉴시스]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서울성모병원 임성훈·성빈센트병원 윤미정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서울성모병원 임성훈·성빈센트병원 윤미정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뇌 수술로 두개골이 손상된 운동·인지 기능 저하 뇌질환 환자도 전자약의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두개직류자극은 피부 표면(두피)에 부착된 양극과 음극 전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경조절술이다.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등 뇌질환 후 운동 기능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신경조절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서울성모병원 임성훈·성빈센트병원 윤미정 교수 연구팀은 뇌 수술로 인한 두개골 손상 환자 5명과 뇌 수술을 받은 적이 없고 환자와 연령을 맞춘 대조군 5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를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뇌질환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 김동현 박사, 김형택 석사, 미국 텍사스 대학의 생명공학 및 재활의학 교수인 야신 다헤르(Yasin Y. Dhaher)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MRI 검사영상을 분석해 디지털 뇌 모델을 만들고, 가상환경에서 경두개직류자극치료를 시뮬레이션하며 뇌피질에 영향을 주는 전기장 및 전류의 흐름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료 중 뇌피질에 의도하지 않은 자극을 방지하기 위해서 두개골 구멍인 버홀(burr hole)에서 60mm 떨어져 전극 위치를 조절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기장 강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뇌기능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통증이 없고 안전한 방법으로 뇌의 특정 부위를 국소적으로 자극해 뇌기능을 향상시킨다.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등 뇌질환 후 운동 기능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치료 대상이다.

이 치료법은 비침습적이고 스마트폰 대비 약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전류량(최대 2mA)과 전자파(약 0.001W/kg) 노출로 인체 위해성과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한 혈종을 제거하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혈액을 배액하는 버홀 수술 환자처럼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가 금기로 여겨져 왔다. 두개골 손상이 있는 경우 손상 부위로 전류의 흐름이 변하게 돼 치료 목표점이 아닌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서다.

임성훈 교수는 “수술 후 버홀 부위 주변에는 두피가 움푹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고 반영해 분석했다”며 “향후 두개골 손상 환자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경두개직류자극 치료법 개발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임성훈 교수의 '뇌졸중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신경조절 치료' 한국 연구재단 중견 연구의 일환이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지원으로 텍사스 대학교의 연구진과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 분야 권위있는 학술지인 ‘컴퓨터스 인 바이롤로지 앤 메디신(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에 최근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