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교과서 대신 아이패드로 수업해요"
[르포]'애플인증학교(ADS) 덕성여중 학습 현장 가보니
종이 없는 교실 구현…애플 앱으로 자료 공유·정리 쉬워
덕성여중 등 국내 총 9곳… 전세계 40개국 1000여 학교 애플의 학교 혁신
![[서울=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중학교에서 애플 기기와 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중은 '애플인증학교(AD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501_web.jpg?rnd=20250515155424)
[서울=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중학교에서 애플 기기와 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중은 '애플인증학교(AD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수습 기자 = 15일 오전 부슬비가 내리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덕성여자중학교. 취재진은 공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참관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2학년 2반에서 모인 학생 11명이 윤혜경 교사가 가르치는 사회 수업을 듣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학생들의 책상 위에 교과서도, 샤프펜슬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아이패드와 매직키보드, 그리고 애플펜슬이 놓여 있었다.
오전 8시20분 수업 시작 종이 울리자 윤 교사는 손에 든 아이패드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화이트보드 앞 대형 스크린에 수업 자료가 펼쳐졌다. 애플의 프레젠테이션 앱 '키노트'로 만든 프레젠테이션 파일이었다. 윤 교사는 국가 간 분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나라별 기아 분포도가 빨갛게 표시된 세계 지도를 띄웠다. 그의 손짓에 따라 스크린 속 세계 지도가 확대되거나 축소됐다. 관련 영상 역시 터치 한 번으로 재생됐다.
아이패드 멀티태스킹 모드도 자주 사용됐다. 윤 교사가 '존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필기해보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화면을 절반으로 나누고 오른쪽에는 수업 자료를, 왼쪽에는 메모장 앱을 켜고 필기했다. 매직키보드로 타자를 쳐서 필기를 입력하는 학생도 보였다.
![[서울=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중학교에서 애플 기기와 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중은 '애플인증학교(AD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508_web.jpg?rnd=20250515155721)
[서울=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중학교에서 애플 기기와 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중은 '애플인증학교(AD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업이 항상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와이파이 연결이 끊겨서 키노트가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않거나, 한 학생의 화면이 동기화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1~2분 내로 상황은 해결됐다.
모둠활동 시간에는 학생 3~4명이 한 조가 돼서 토론을 시작했다. 최근 벌어지는 국가 간 분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시민의 역할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이 과제였다. 아이들은 즉석에서 문장을 만들어 아이패드에 입력했다. 입력된 문장은 다른 친구의 아이패드에도 공유됐다.
모둠활동 결과물로 포스터가 완성되자 윤 교사는 이를 게시판에 전시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너무 대충 만들었다'며 걱정하자 윤 교사는 이렇게 답했다.
"더 잘 만들어야 한다고요? 걱정 마세요. 디지털이라 언제든 수정 가능하니까"
수업 자료 관리·공유에는 효과적…눈 피로나 충전 번거로움은 단점
덕성여중은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한 '디벗' 사업을 계기로 아이패드를 수업에 도입했다. 김지현 교감은 "디지털 기기를 도입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교육의 효과"라며 "선생님은 효율적으로 수업을 설계할 수 있고, 학생은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기기와 앱을 찾다 보니 아이패드와 넘버스라는 앱이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중학교에서 애플 기기와 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중은 '애플인증학교(AD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514_web.jpg?rnd=20250515155912)
[서울=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중학교에서 애플 기기와 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중은 '애플인증학교(AD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의 기본 제공 앱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됐을까. 참관수업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윤 교사는 "학생들이 탐구한 내용을 보관할 때는 넘버스 앱을, 각 학생의 연간 활동을 하나의 전자책으로 정리할 때는 페이지스 앱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패드를 통해 학생들에게 개별적인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줬더니 빨리 성장하는 걸 느꼈다"며 "가정환경 격차에 따른 자료조사 결과 차이나 학생마다 다른 개별 학습 진도를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황보리(14) 학생은 "가방이 가벼워졌다거나 모둠활동에서 친구들과 자료를 바로 공유할 때는 아이패드가 편하다"면서도 "화면을 오래 봐서 눈이 아프거나 충전하기 귀찮은 경우도 있다. 필기할 때 미끌거려서 불편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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