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로스쿨, 복사본으로 구입 보관해온 ‘대헌장’ 진본일 가능성
英 두 명의 학자 디지털 이미지 분석 통해 진본 확인 주장
1946년 27달러 구입한 진본 현재 가격은 수 천만 달러
200여개 원본 중 25개만 남아
![[서울=뉴시스] 마그나 카르타.(출처: 위키피디아) 2025.05.15.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5/NISI20250515_0001843327_web.jpg?rnd=20250515143227)
[서울=뉴시스] 마그나 카르타.(출처: 위키피디아) 2025.05.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하버드대가 복사본으로 알고 싼 값에 구입해 보관하고 있던 인권 대헌장 즉 ‘마그나 카르타’가 희귀 진본일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BBC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중세사 전공 교수 두 명은 이 복사본이 1300년대에 에드워드 1세 통치 기간에 작성된 것으로 극히 드문 분실된 원본 대헌장이며 그 가치는 수백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버드 로스쿨은 1946년 이 문서를 27.50달러에 구입해 도서관에 보관했다.
미국 대학 웹사이트에서 디지털화된 이미지를 본 후 분석을 시작한 킹스칼리지 런던의 데이비드 카펜터 교수는 “이건 정말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얼룩지고 퇴색된 단순한 사본이 아니라 세계 헌법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의 원본,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쟁취해야 할 자유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진짜 버전을 발견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아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땅콩값’에 팔렸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이 문서는 하버드 도서관 소장품 목록에 ‘HLS MS 172’로 분류됐다.
경매 카탈로그에는 “1327년에 제작된 사본으로 다소 문질러지고 습기로 얼룩져 있다”는 설명이 붙었다.
대헌장은 1215년 6월 15일 잉글랜드 왕국의 존 왕에게 실망한 귀족과 기사들이 백성의 지지를 받아 왕에게서 받아낸 인권에 대한 계약 문서다.
대헌장에는 ‘자유민은 법이나 재판을 통하지 않고는 자유 생명 재산을 침해받을 수 없다’ ‘교회는 국왕으로부터 자유롭다’ 등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왕관을 법의 권위 아래 두는 내용이다.
압제자에 대항한 인권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문서로 전세계 헌법 제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버드 문서의 진위와 출처를 밝히는 데 카펜터 교수를 도운 노리치의 동앵글리아대 니콜라스 빈센트 교수는 “이 문서는 영국 전역에 유포되었고 1215년 이후 역대 왕들이 1300년까지 재발행됐다”며 “이는 원본이 200개 정도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1215년에서 1300년 사이에 발행된 다양한 판본 중 원본 25개가 남아 있으며 그 대부분은 영국에 있다.
워싱턴 DC 국립문서보관소에 두 개가 더 있고 호주 캔버라 의회의사당에도 한 개가 있다.
빈센트 교수는 “이것은 서구 정치 전통과 헌법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빈센트 교수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단일 문서가 무엇이냐고 누구에게 물어본다면, 아마도 ‘마그나 카르타’라고 말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빈센트 교수는 오늘날의 가치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2007년 뉴욕 경매에서 팔린 1297년 대헌장은 2100만 달러 팔려 정말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HLS MS 172’의 일부 사진은 심하게 퇴색돼 학자들은 원본 사진을 사용하지 않고 자외선과 분광 이미징을 사용으로 얻은 사진을 이용해 작업했다.
그들은 필체와 크기가 이전에 알려진 1300개의 원본과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또한 실제 텍스트에 대해 상세하게 검토했다. 마그나 카르타의 문구는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해 문구와 순서는 다른 1300개의 원본에 있는 것과 동일해야 했다.
이 시험은 ‘훌륭한 성적으로’ 통과됐다. 카펜터 교수는 해당 텍스트의 정체가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하버드 로스쿨 도서관 서비스 담당 부학장 아만다 왓슨은 학자들의 발견을 축하하며 뛰어난 학자들에게 소장품을 공개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녀는 “모든 학문적 발견 뒤에는 사서의 필수적인 업무가 있다”며 “그들은 단순히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 숨겨져 있을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하버드대가 소장한 대헌장이 곧 대중에게 공개돼 그 메시지와 중요성이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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