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순간은 없었다"…은퇴 선언한 94세 버핏의 변
"늙어가는 순간 어찌 알 수 있나"…연말 CEO서 물러나
버크셔 해서웨이 CEO 자리, 에이블에게 넘겨
"투자 본능은 여전…이사회 의장으로 출근 계속할 것"
![[오마하=AP/뉴시스] 올해 94세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이 어느 순간 늙게 될지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진은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의 모습. 2025.05.15.](https://image.newsis.com/2023/02/25/NISI20230225_0000003255_web.jpg?rnd=20230319160038)
[오마하=AP/뉴시스] 올해 94세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이 어느 순간 늙게 될지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진은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의 모습. 2025.05.15.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마법의 순간은 없었다. 늙어가는 순간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올해 94세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90세가 될 때까지 이상하리만치 노화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버핏은 가끔 균형을 잃었고, 어떤 때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갑자기 읽고 있던 신문 인쇄 잉크가 옅게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생각과 감정이 모여 그가 경영권에서 물러날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버핏, 그레그 에이블 차기 CEO로 낙점…"에이블과 에너지 차이 극명해져"
에이블은 1999년 아이오와주 데모인에 있는 유틸리티 회사인 미드아메리칸 에너지에 투자하면서 버크셔 해서웨이에 합류했다. 버핏은 회사의 에너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에이블을 높게 평가해 2018년 그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모든 비보험 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버핏은 지난 2021년 후임 CEO로 에이블을 일찌감치 지명한 바 있다.
버핏은 에이블에 대해 "정말 뛰어난 재능은 드물다"며 "사업에서도 드물고, 자본 배분에서도 흔치 않다. 거의 모든 인간 활동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그가 할 수 있는 일의 에너지 차이는 점점 더 극명해졌다"며 "그는 일을 처리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고, 필요한 곳에 경영진 교체를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다. 온갖 방식으로 그랬다"라며 그를 최고의 경영자이자 거래 전문가로 칭찬했다.
버핏은 "에이블을 그 자리에 앉히지 않는 것은 정말 불공평한 일"이라며 "버크셔가 그에게 (CEO 자리를) 더 오래 맡길 수록 좋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버핏이 죽을 때까지 버크셔의 수장을 지킬 것으로 봤지만, 버핏은 자신이 평생 버크셔의 CEO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내가 CEO로서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한 계속 있을 줄 알았다"며 "그 기간이 이렇게 길어져 놀랐다"로 말했다.
"나이 들어도 투자 재능은 여전해…관심사는 여전히 '투자'일 것"
그는 "20년 전, 40년 전, 또는 60년 전에도 결정을 내리던 것에 대해 아무런 어려움 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 나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가격이 떨어지거나 다른 사람들이 겁을 먹을 때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며 "이것은 나이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주식을 대량 매도해 엄청난 양의 현금을 확보해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버크셔의 다음 투자처가 어디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버핏은 에이블도 성공적인 투자자라고 강조하며 "그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 버핏'의 시대는 올해까지지만, 그는 계속 사무실에 출근할 계획이라고 했다. 버핏은 "집에 앉아 드라마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관심사는 여전히 똑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한편 버핏은 1965년 34살에 경영난에 처한 뉴잉글랜드 섬유회사를 인수해 오랜 세월을 거쳐 버크셔를 거대 기업으로 키웠다. 버크셔는 보험 회사, 유틸리티, 철도, 듀라셀 같은 가정용 브랜드들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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