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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견뎌야” 버티던 트럼프 “지지층도 타격” 경고에 中과 관세 완화 합의

등록 2025.05.15 06:28:23수정 2025.05.15 07: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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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스 비서실장·베선트 재무장관 등 “블루컬러 타격” 조언

“트럼프의 핵심 DNA, 경제와 사업에 영향으로 관세 내려”

경제사 전문가 “역사상 관세 올리고 내리는 것은 시장과 기업의 압력”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흐마드 알-사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5.05.15.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흐마드 알-사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5.05.1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중국과 관세 인하에 합의한 데는 항만 트럭 노동자 등 핵심 지지층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경고가 작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상호 관세’ 발표 이후 90일간 실행을 유예하면서도 중국은 제외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생필품 가격 인상 등 혼란에도 무역 균형 회복을 위해서는 타격을 감수해야 하며 중국이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관세 부과를 지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기반으로 삼았던 항만 노동자와 트럭 운전사 등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중국과의 무역 거의 전면 중단으로 자신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와 다른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중 관세가 인하되지 않으면 ‘트럼프의 사람들’이라고 하는 핵심 지지층 유권자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트럼프에 말했다.

WP는 미국과 중국이 10일과 11일 스위스에서 이틀간 협상을 벌이고 대폭적인 관세 인하에 합의한데는 이같은 경고와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고 비공개 논의에 참여한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가 중국과 관세 인하에 나선데는 국제항만 및 창고노조(ILO)의 공개적인 비판 외에도 다른 ‘트럼프의 지지 세력’으로 꼽히는 세력과 계층도 있다.

여기에는 주문이 급감한 트럭 운전사,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건설 회사들, 유통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도 백악관에 불만을 표명했다.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에릭 캔터 전 하원 원내대표(공화·버지니아) 밑에서 일했던 공화당 전략가 더그 헤이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기 때문에 그가 다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수세에 몰리는 모습을 보았다”며 “그의 핵심 DNA, 즉 경제와 사업에 직격탄을 날려 관세를 유지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WP는 자체 집계 결과 1월 20일 취임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부과하거나 바꾼 관세 정책은 50회 이상이다. 로펌인 리드 스미스는 55건의 조치가 확인됐다고 집계했다.

관세 관련 행정명령은 최소 12건으로 매주 하나씩 서명했다. 유제품 수입 관세와 콜롬비아 무역 관세 행정명령 등 6건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수정됐다.

중국을 제외한 상호 관세는 지난달 9일 시행에 들어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유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캐나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각각 최소 6회 이상 대폭 변경했고 자동차, 철강 및 알루미늄, 농업 및 에너지에 대해서는 최소 세 차례 관세를 철회했다.

반도체, 의약품, 그리고 기타 여러 핵심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발표했지만 시행하지는 않고 있다.

다트머스대 경제사 전문 경제학자 더글러스 어윈은 미국 무역정책이 가장 빠르게 변화했던 시기는 1806년부터 1812년까지였다고 말했다.

어윈 교수는 “관세가 오르고 내리는 이유는 기업이나 시장이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변동성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 결정을 이끄는 유일한 특수 이익은 미국 국민의 최선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네바에서 중국과 합의한 것은 양국간 무역 관계를 안정시키고 미국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합의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은 지난달 2일 ‘해방의 날’ 이후 손실을 만회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가 진정되면 세계 무역 시스템을 대체로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중국과의 합의 후에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5%에서 18%로 인상했다.

이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대공황을 악화시켰다고 생각하는 1930년대 스무트-홀리법에 따른 관세율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P는 관세 인상과 철폐, 유예 등 혼란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계속 옹호하며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급격한 주식 시장 하락과 경기 침체를 감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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