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타르 항공기 선물' 비판 고조…MAGA서도 "이건 뇌물"
밈코인 등과 연결 지어 비판…"적폐 청산 약속 어겨"
'비선' 로라 루머도 "큰 오점 될 것…정말 실망스러워"
보안 규정 따른 개조에 수년 소요…"상당수 면제할 듯"
![[앤드루스 공군기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로부터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하자 강성 지지층도 뇌물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2025.05.14.](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0331885_web.jpg?rnd=20250513100318)
[앤드루스 공군기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로부터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하자 강성 지지층도 뇌물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2025.05.14.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초고가 항공기를 선물 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극우 성향 정치 평론가 벤 샤피로는 전날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헌터 바이든이나 조 바이든이 그랬으면 우리 모두 뒤집어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을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출시 등과 연결 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약속했는데, 이건 적폐 청산과 거리가 멀다"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 '비선' 평가를 받는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도 비판에 나섰다.
루머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이게 사실이라면 행정부에 큰 오점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를 위한 총알받이가 되겠다고 준비된 사람으로서 정말 실망스럽다"고 규탄했다.
루머는 트럼프 대통령 및 고위 참모진과 백악관 회의를 가질 정도로 상당한 입김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최근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국가안보회의(NSC) 직원들에 대한 경질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머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 관련 "대통령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직접) 말하진 않겠다"면서도 "내 게시물이 매우 널리 퍼지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전달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극우 선동가이자 트럼프 행정부 '비선' 평가를 받는 로라 루머. (사진=뉴시스DB) 2025.05.14.](https://image.newsis.com/2024/09/11/NISI20240911_0001465275_web.jpg?rnd=20240913113200)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극우 선동가이자 트럼프 행정부 '비선' 평가를 받는 로라 루머. (사진=뉴시스DB) 2025.05.14.
친(親)트럼프 성향 매체 평론가들도 "이건 선물이 아닌 뇌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헌법적 의무와 이해 충돌 개념을 이해 못 하고 있다" 등 비판 목소리를 냈다.
앞서 ABC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로부터 '하늘 궁전'으로 불리는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 받아 전용기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4억 달러(약 5670억원) 가치 항공기로, 전용기로 사용한 뒤 퇴임 후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뇌물, 이해 충돌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국가 순방을 앞둔 시점이어서 논란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선물을 거절하냐"며 사안의 중대성을 경시하고 있다.
![[리야드=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사우디에 도착하는 가운데, 사우디 공군의 F-15 전투기들이 이를 호위하고 있다. 2025.05.14.](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0333242_web.jpg?rnd=20250513161822)
[리야드=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사우디에 도착하는 가운데, 사우디 공군의 F-15 전투기들이 이를 호위하고 있다. 2025.05.14.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카타르가 보낸 항공기는 5주 전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도착했다. 현재 개조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정확한 인수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전현직 관료들은 보안, 통신 등 대통령 전용기 기준에 맞게 개조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엄격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까지 작업을 완료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전직 미국 관료는 WP에 "에어포스원은 핵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날아다니는 지휘소"며 "다중 수준에서 안전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경호팀에서 근무한 한 비밀경호국 요원은 "비행기 골격까지 분해해서 다시 조립해야 할 것"이라며 "각 부품의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프랭크 켄달 전 공군장관도 "방첩도 역시 우려된다"며 "항공기에 도청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 항공기를 이용하기 위해 보안 규정 상당수를 면제할 수 있다며 "대통령은 최고사령관"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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