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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 "가자 지구 기근 임박" 결론

등록 2025.05.14 07:02:10수정 2025.05.14 07: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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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가자 전쟁 확대. 식량 지원 차단 경고

"기근 발생할 것을 알고도 차단하는 것은 전쟁 범죄"

[ 가자시티=신화/뉴시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 있는 한 급식소에 4월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공식 부인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군은 가자 지구에 기아가 임박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2025.5.14.

[ 가자시티=신화/뉴시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 있는 한 급식소에 4월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공식 부인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군은 가자 지구에 기아가 임박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2025.5.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 지구에 기근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공개 부정하면서 식량 전달을 차단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군은 수주 안에 전면적 기아가 시작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과 연료 봉쇄가 민간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유엔과 여러 구호단체들은 기근이 임박했다고 경고해왔다.

이와 관련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을 점검하는 이스라엘 군 장교들이 최근 지휘관들에게, 봉쇄가 신속히 해제되지 않으면 곳곳에서 식량이 바닥날 것으로 경고했다고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들이 밝혔다.

기아 막으려면 즉각적 대처 필요

장교들에 따르면, 구호물자 배급을 확대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아 발생을 막으려면 즉각적 대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완전 파괴와 인질 석방을 위해 전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스라엘은 전쟁 시작 19개월이 지나도록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3일에도 “임무를 완수하고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전면적인 무력 작전을 곧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지구 구호 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봉쇄로 인해 기아가 발생할 것을 경고해왔으며 마침내 이스라엘 군도 이에 동의하면서 이스라엘의 대외적 입장과 내부 논의 사이에 괴리가 드러났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 지구에서 대부분의 빵집이 문을 닫았고, 자선 급식소들도 폐쇄하고 있으며 식량 재고가 모두 소진된 상태라고 밝힌다.

또 유엔 후원 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지난 12일 가자지구에 기근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에도, 하마스와 휴전을 파기하기 직전 가자지구에 대한 물자 공급을 차단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민간용으로 들어간 식량과 연료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단축된 휴전 기간 동안 상당량의 지원이 유입된 점을 들어, 봉쇄로 인해 민간인 지원이 부족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구호단체들은 즉각적으로 민간인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지원 차단이 국제법상 불법임을 경고했다.

밀가루 가격 60배 폭등

현재 가자 주민들 상당수가 하루에 한 끼밖에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식료품 가격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지난 2월 말 이래 밀가루 가격이 60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정책을 감독하는 이스라엘 정부 기관 COGAT의 전문 장교들도 구호 기관들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가자지구 인도주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이들 장교들이 최근 상급 지휘관들에게 보고하면서 가자 주민들 다수가 몇 주 안에 기아에 빠질 것으로 경고했다.

또 한 이스라엘군 장성이 지난주 각료 회의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에 대해 보고하면서 공급 물자가 몇 주 안에 바닥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국방 당국자와 고위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세 명의 국방 관계자에 따르면,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한 군 수뇌부가 하마스를 우회해 구호물자 전달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남부 지역에 배급소 설치해 이주 촉진 계획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가자지구 내 소수 거점에서 민간단체들이 식량을 배급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각 거점마다 수십 만 명의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것으로 밝힌다. 이스라엘군이 식량 배급 거점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는 사설 경비업체가 순찰하도록 해 하마스의 접근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 여러 구호기관들이 이스라엘의 계획을 거부했다.

OCHA는 이 계획이 민간인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OCHA는 현재 400곳에 달하는 식량 배급 거점이 있으나 새 계획은 이를 극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주민들이 더 먼 거리로 이동해야 해 식량을 받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경고했다.

유엔은 또 주민들이 이스라엘 군 통제선을 빈번하게 통과해야 해 구금이나 심문에 시달릴 위험이 있고 가자 지구 남부에 주로 분배 센터를 배치해 주민들을 북부에서 남부로 옮기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이 계획이 하마스 무장 세력을 찾아내고 주민들을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원조 제공이 중단되면 기아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이를 차단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야니나 딜 영국 옥스퍼드대 윤리·법·무력분쟁연구소장은 “이스라엘 결정권자들이 정치, 군사적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직접 밝히는 것은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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