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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2명 상원의원 선거,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유리한 중간개표

등록 2025.05.13 20:30:51수정 2025.05.13 20: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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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중 부통령 지지 4~5명 당선권, 대통령 측은 예상 밑돌아

부통령, 7월 상원 탄핵심판서 9명 반대 얻어야 대선 출마가능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
[케손시티=AP/뉴시스]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12일 필리핀 케손시티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인증하고 있다. 2025.05.12.

[케손시티=AP/뉴시스]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12일 필리핀 케손시티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인증하고 있다. 2025.05.12.

필리핀 중간선거의 핵심이 상원의원 12명 선출인 가운데 투표 하루 뒤인 13일 현재 개표 80% 상황에서 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보다는 그와 척을 진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구 1억 1500명인 명인 필리핀은 대통령 직은 6년 단임이며 상원의원 24석의 반이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결정된다.

중간선거는 상원의원뿐 아니라 주지사와 시장 등 1만 8000개 자리가 투표 대상이지만 이번 필리핀 중간선거는 얼마 안 되는 상원의원 선출에서 대통령 파가 몇 명 되고 부통령 파가 몇 명이 되는지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지지 후보가 압도적으로 많이 당선되면 2028년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는 이미 하원에서 탄핵 소추를 받은 상태로 7월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예정되어 있다.

상원의원 24명 중 3분의 2가 하원 소추에 찬성하면 부통령은 대선 출마가 막힌다.

일정 지역이 아닌 전국 유권자가 던진 표 수의 상위 12명이 차례로 새 상원의원이 되며 중간선거 상원 선거에서는 단임으로 다음 선거에 나올 수 없는 현 대통령이 민 후보들이 거의 압도적으로 많이 당선되어 왔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번 선거에서는 이 관례가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르코스 대통령 지지 후보는 6명이 당선권에 들었다. 반면 투표 전 2명 정도 당선될 것으로 예측되던 두테르테 부통령 지지 후보군에서 최소 4명, 잘하면 5명이 당선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특히 전국 득표 수가 각 2000만 표에 육박하는 상위 5위권에 대통령측은 단 한 명이 들었고 부통령 측은 1위와 3위를 차지해 '두테르테 왕조'의 저력을 과시했다.

문제는 사라 두테르테를 확실히 지지하는 상원의원이 신구 합해 탄핵 부결선인 9명에 이르느냐다. 중간선거서 5명을 확보하면 사라 두테르테 지지 의원이 총 9명에 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개표 종료에 닷새가 더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부통령 측 5명 당선을 확신할 수 없고 또 무엇보다 5명이 당선된다해도 '7월 탄핵 상원심판에서 이들이 두테르테 탄핵 부결로 그대로 질주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마르코스, 두테르테 및 아퀴노 등 수십 개의 왕조적 정치 유력 가문이 난공불락의 요새로 수십 년 번성하는 필리핀이지만 각 상원의원의 독자성도 상당한 것이다.

거기다 공금 유용 및 대통령과 영부인 및 국회의장 대상 암살 모의 혐의로 탄핵 소추된 두테르테 부통령 관련해 새로운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편 상원 당선가능 12명 중 2명이 주저앉아 버린 줄 알았던 아퀴노 가문의 방계 조카들이었다. 1983년 야당  거두 베니뇨 아퀴노 주니어 상원의원이 암살되면서 마르코스 독재 정권이 3년 뒤에 무너졌고 아퀴노 의원의 부인인 코라손 아퀴노가 민주화 즉후인 1986년~1992년 대통령직에 올랐다. 두테르테 가문 전에 아퀴노 가가 마르코스 가의 숙적인 셈이다.

후에 코라손의 아들인 베니뇨 노이노이 아퀴노 상원의원이 대선에 당선되어 2010년~2016년 대통령직에 올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다음 대통령이 되었고 아퀴노 전 대통령은 2021년 병사했다.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주니어와 사라 두테르테가 손을 잡아 정부대통령 짝으로 출마해 모두 당선되었다. 필리핀은 부통령도 투표 결정되는데 당선 얼마 후부터 마르코스 가와 두테르테 가 사이가 금이 갔다. 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대통령이 나를 암살할 경우를 상정 대비해 나의 사후 즉시 대통령을 죽일 암살을 청부해 놓았다"고 밝힌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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