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반관료조직 등 트럼프와 마오쩌둥 닮은 점 많아”-CNN
“中 지식인, 트럼프 문혁 시기 마오 연상케 해”
“비효율 척결 위한 머스크 등의 백악관 입성, 문혁 지도부 유사”
“트럼프 옆모습 배지 착용, 홍위병의 마오 배지 착용같은 개인 숭배 조짐”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손짓하고 있다. 2025.05.13.](https://image.newsis.com/2025/05/07/NISI20250507_0000315474_web.jpg?rnd=20250507101449)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손짓하고 있다. 2025.05.1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CNN 방송은 12일 중국에서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을 겪은 세대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마오쩌둥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는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1966년 13살에 홍위병이 됐던 홍콩의 정치학자 딩쉐리앙은 미국 대통령이 마오를 다시 떠올리게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 거주하며 중국정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와 마오의 공통점은 트럼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세계적 지배력을 뒷받침했던 제도, 동맹, 자유 무역 질서를 뒤집은 것을 들었다.
마오가 문혁시절 낡은 세계를 무너뜨린다며 혁명적 열정을 뿜었던 것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딩 박사는 트럼프가 자신이 홍위병이었던 시절 숭배했던 마오쩌둥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지식인 엘리트에 대한 깊은 경멸, 관료 기구에 대한 강한 불신, 농부와 노동자를 겨냥한 포퓰리즘적 호소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중국 학자와 평론가들은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정서와 권위주의, 개인숭배의 증가 조짐 등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연방관료제를 교란하고, 여러 기관을 해체하고, 공무원들을 자르며 공무원 일자리를 대폭 줄였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워크(WOKE)’ 이념과 전쟁을 벌였고, 하버드대 등 명문 대학들을 공격하며 연방 기금 지원을 삭감했다.
한 블로거는 트럼프가 2월에 X(옛 트위터)에서 “나라를 구하는 자는 어떤 법도 어기지 않는다”고 한 것을 마오쩌둥의 상징적인 슬로건인 조반유리(造反有理·당에 반대하는 것은 정당하다)에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는 마오쩌둥 주석을 흉내 내는데 능숙하다”고 올렸다.
‘조반유리’는 마오가 당권을 쥐고 있던 류샤오치의 공산당에 반대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홍위병에게 공격을 부추긴 것을 말한다.
베이징에서 트럼프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을 연구하는 독립분석가 우창은 마오 추종자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무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와 가까워진 것을 반긴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미국을 약화시키고 중국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베이징의 헌법학 교수인 장첸판은 그가 ‘미국식 문화대혁명’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출현에 이미 경각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대혁명은 본질적으로 권력투쟁이었다”며 “마오는 부르주아의 대표자들이 당, 정부, 군대, 문화계에 잠입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딥 스테이트’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유사하다.
장 교수는 마오쩌둥처럼 트럼프도 기득권 밖의 충성파에게 의지하여 시스템을 재편하고 자신의 뜻대로 휘두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오쩌둥은 경찰, 검찰, 법원을 파괴하기 위해 홍위병을 동원해 충성스러운 혁명가들이 국가 기관을 장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부패, 낭비, 비효율을 척결한다는 기치 아래 일론 머스크와 실리콘 밸리의 젊은 임원 여섯 명을 백악관에 영입한 것은 마치 ‘문혁 지도부’가 당의 중앙 지도부에 진입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장 교수는 워싱턴에서 개인숭배가 확산되는 조짐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옆모습이 그려진 금색 핀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브렌던 카가 가슴에 착용한 소셜미디어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가짜 뉴스나 패러디라고 생각했다.
중국에서 이러한 배지는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의 홍위병 등이 마오 주석에 대한 충성심과 혁명에 대한 헌신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널리 착용했다.
장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일어나 북한에 버금가는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며 “사람들은 미국에서 한때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온갖 아첨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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