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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주민들, 미-이스라엘 구호계획 강력 반대..유엔 구호 요구

등록 2025.05.11 10:31:35수정 2025.05.11 11: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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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의 새 가자 구호 계획안에 반대

"대형 급식소 4곳 신설,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경비한다"

주민들, 존엄성 훼손과 기존 구호단체 활동 방해로 여겨

[ 가자시티=신화/뉴시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 있는 한 급식소에 4월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유엔구호기구인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민간인 살상과 끝없는 대피 명령 속에서 극한의 기아위기가 닥쳐왔다며 이스라엘군의 국경 봉쇄 해제와 구호품 반입 허가를 재차 촉구했다. 2025.05.11.

[ 가자시티=신화/뉴시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 있는 한 급식소에 4월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유엔구호기구인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민간인 살상과 끝없는 대피 명령 속에서 극한의 기아위기가 닥쳐왔다며 이스라엘군의 국경 봉쇄 해제와 구호품 반입 허가를 재차 촉구했다. 2025.05.11.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품 배급을 하겠다는 계획에 가자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계획이 자신들의 존엄을 훼손하면서 기존이 국제 구호 채널들을 소외시키고 무력화 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몇 달 째 가자지구 폭격으로 피난길에 내몰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구호계획에 깊은 불신을 표시하면서 미국정부와 이스라엘 정부가 가뜩이나 인도적 위기와 참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자지구를 향해 구호품 배급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자시티의 피난민 모함메드 알-아즈라미는 " 우리는 개전 초기부터 수없이 대피명령과 피난길에 내몰려 남쪽으로 이동했고 그 동안 굶주림과 빈곤, 공포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이 곳 사람들은 우리를 고통 속에 몰아넣은 당사국들이 관련된 어떤 구호계획이나 행동도 전혀 믿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의 존엄성을 보존 해주는 구호노력이다. 유엔과 같은 국제 기구들은 그 동안 우리를 인류애로써 대해주었다.  우리는 정치적, 또는 군사적 목적에 연결된 조건부 원조 같은 것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자 시티 출신의 살라 알-자파라위도 같은 내용의 말을 했다.  "18년 동안이나 봉쇄를 당하고 지난 19개월 동안 전쟁의 참화를 겪은 사람들은 절대로 자기들의 존엄을 희생시키는 원조 같은 것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긴급 구호와는 별도로,  우리의 기본권을 회피하는 장기적 계략에 따른 구호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번 주 이스라엘주재 미국 대사 마이크 허커비는 가자지구 안에 네 군데의 대형 배급소를 신설해서 가자 인구의 60%에 달하는 120만 명의 주민들에게 무료 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전은 새로 탄생하는 가자 인도주의 구호 재단이 운영을 맡고 미국 계약사들이 지원하며 이스라엘군이  시설과 지역의 경비를 맡도록 되어 있다.

[ 가자시티=신화/뉴시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 있는 한 임시급식소에 4월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2025.05.11.

[ 가자시티=신화/뉴시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 있는 한 임시급식소에 4월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2025.05.11. 

허커비 대사는 예루살렘의 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이는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하는 것을 막는다며 이스라엘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던 하마스의 구호품 탈취설을 또 다시 되풀이했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대다수는 이번 계획이 외세의 점거를 확대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여기고 있다.  지역 구호활동가인 라미 알-나즈알은 모든 구호품은 중립국이나 중도 채널을 통해서 배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 사람들은 전문적인 배급 경험을 가진 국제기구라야 정치적 목적 없이 구호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구호 사업에 군사작전을 개입시키는 것은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유엔 등 국제 구호단체들은 그 동안 어떤 정치적 목적도 구호활동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해왔다.  기존의 구호품 배급 사업에서는 대부분의 구호품이 극심한 수송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민간인 피난민들에게 전달되었다.

가자지구의 인도적 참상은 몇 달째 더욱 악화되어왔다.  이스라엘은 3월부터 봉쇄를 강화하고 식량, 의약품, 연료 등의 반입을 철저히 금지했다. 

가자의 구호기관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식량난과 기아,  영양실조 비율의 증가,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의 피해 상황을 보고해오고 있다.

하지만 난민들 사이에서는 비정치기구, 특히 유엔 등의 구호품 배급을 요청하면서 전쟁 당사국들의 정치적 개입이나 점령 야욕을 배제한 순수한 구호활동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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