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까일까·터질 게 터진 걸까…백종원, 논란 끝에 '방송활동 중단' 왜?
한 때 정치계 러브콜 1인자…각종 논란의 중심으로
올해 1월 빽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 시발점으로 구설 계속
2010년 초반부터 예능에 출연하며 거물급 방송인으로
부업 방송이 본업 요식업 발목 잡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3/28/NISI20250328_0020750905_web.jpg?rnd=20250328114124)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
2016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제안을 받은 뒤부터 "제 아들을 걸고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고 부인해왔으나 굵직한 선거 때마다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오르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백 대표가 처한 상황이 급변했다. 국민 호감으로 통하던 그가 쉴 새 없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이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고난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더본코리아 혹은 자회사 관련 문제들이 연이어 터졌다. 지금까지 나온 논란을 얼추 따져도 10여개가 된다.
실내에서 액화석유가스(LPG) 가스통을 옆에 두고 요리해 받은 과태료 처분, 빽다방 플라스틱 용기 전자레인지 사용 안전성 시비, 농약통 소스 살포로 인한 식품위생법 위반, 덮죽과 고구마빵 원산지 허위 표기 등이 대표적 논란이다.
또 더본코리아 임원의 부적절한 술자리 면접과 언행 의혹, 가맹점주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 미래사업전략으로 제시한 지역개발사업 등으로도 구설에 올랐다.
처음엔 예상할 수 없는 논란이 봇물처럼 터지니까 일부에서 억까(억울한 비판)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더본코리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노출되면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많아지고 있다. 최고 6만4500원을 찍었던 주가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2만6150원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3/28/NISI20250328_0020750789_web.jpg?rnd=2025032810503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
결국 백 대표는 지난 6일 더본코리아 제품 품질·가격 등 그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모든 문제는 제게 있다. 뼈를 깎는 각오로 조직을 개선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기업 문화를 바꾸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2025년을 더본코리아가 완전히 새로워지는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슈가보이' 백종원, 어떻게 스타 방송인이 됐나
백 대표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2004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음식이 좋아 외식업에 뛰어든 그는 당시 매운닭발을 내세운 '한신', 대패삼겹살로 히트를 친 '우삼겹'으로 명성을 얻은 '본가' 등 손대는 식당마다 흥행에 성공시켰다. 그렇게 요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떠올랐고, 창업·운영 경험을 담은 책 '돈버는 식당,비법은 있다'를 출간하면서 신문 인터뷰 등에 응했다.
이후 요식업계 강자로 입지를 굳히던 백 대표는 2010년 SBS TV 요리 예능물 '진짜 한국의 맛'을 통해 방송계에 정식 입문한다. 2014년 올리브 '한식대첩2'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며 음식 전문가 면모를 더했다.
![[서울=뉴시스] 백종원. (사진 =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 캡처) 2025.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0/NISI20250510_0001839037_web.jpg?rnd=20250510214713)
[서울=뉴시스] 백종원. (사진 =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 캡처) 2025.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요즘 주류가 된 인터넷 방송을 10년 전에 결합시킨 앞서가는 예능물이었던 이 프로그램에서 백 대표는 따라하기 쉬운 요리 비결을 공유하며 단숨에 인기 방송인이 됐다. 설탕을 다소 과하게 사용해 '슈가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오히려 대중에게 다가가는 연결고리가 됐다. 그의 레시피가 점차 온라인에 퍼지면서 '백주부'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영향력을 점차 넓혀나가면서, 방송계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tvN '집밥 백선생' 시리즈, SBS TV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다양한 요리 예능물에 출연했다. 또 다른 기점은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2018~2021)이다. 식당 자영업자의 문제점을 짚고 개선책을 알려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백 대표는 멘토로 등극했다.
이후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티빙 '백종원의 사계', tvN '백패커' 시리즈,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등 인기 예능에 대거 출연하며 스타 방송인으로서 입지도 굳혔다.
여기에 방송가뿐 아니라 유통가, 외식계에도 파급력을 끼친 '흑백요리사'에선 '미슐랭 3스타' 안성재 셰프와 단 둘이 심사위원을 맡아 심화 전문성까지 공인 받으며 거물급 인사가 됐다.
![[서울=뉴시스] '흑백요리사' 백종원.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5.11. photo@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4/09/11/NISI20240911_0001651854_web.jpg?rnd=20240911114015)
[서울=뉴시스] '흑백요리사' 백종원.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5.11. photo@newsis.com
본업 연이은 논란에 부업 방송 출연 문제시
백 대표가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그가 출연한 여러 개의 예능물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우선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하반기 공개된다. 해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과정을 담은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3는 최근 프랑스에서 촬영 중인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됐는데 tvN 측은 편성은 미정이라고 했다.
지난달 MBC TV에서 방송할 예정이었던 기대작 '남극의 셰프' 첫 방송일은 연기됐다. 백 대표가 남극 월동대 대원들을 위해 음식을 대접하는 과정을 그린 예능물이다.
백종원의 일부 팬들은 최근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관련 일부 논란에 대해 "정치인엔 관대하고 방송인에게만 엄격한 우리사회 문화 때문"이라고 토로하고 나섰다.
법적 책임이 있다면 묻는 게 당연하지만 백 대표가 그 동안 해온 노력과 진심까지 지워져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 먹거리와 요리를 대중문화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사실 민간 기업을 운영하는 백 대표의 방송 출연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 하지만 케이블뿐 아니라 지상파 예능물을 통해 공적으로 선한 이미지를 구축한 백 대표라 구설에 오를 일은 처음부터 차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3/28/NISI20250328_0020750866_web.jpg?rnd=20250328114223)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
품이 많이 드는 방송 활동 대신 품질, 식품 안전, 축제 현장 위생 등에 신경을 썼으면 지금과 같은 사달이 나지 않았을 것이고, 주주들에게도 피해가 덜 갔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덜 신경 쓰고 방치했던 일들이 상장 이후 감시가 더 심해지면서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에선 더본코리아 덩치가 커지면서 사실상 백 대표의 1인 체제 구조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도 한다. 더본코리아는 조직문화 혁신, 임직원 책임 강화도 쇄신의 주요 키워드로 내세웠다. 또 5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백 대표의 쇄신 약속에도 당분간 그는 계속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백 대표의 방송 출연 갑질을 주장했던 스튜디오 오재나의 김재환 PD가 그와의 만남 영상을 13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곳곳에 뇌관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는 더본코리아보다 앞선다. 그의 언행 하나하나가 회사 운영에 직결된다. 그건 긍부정 측면을 동시에 갖는데, 최근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에 나오면서 감시가 심해졌고 이전엔 그냥 넘겼던 문제들을 매의 눈으로 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부정적인 측면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요식업의 부흥과 자영업자, 지역을 돕고자 하는 백종원의 선의까지 의심하지는 않지만 이젠 그의 언행, 방송 출연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 경계를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유튜브 채널이더라도 제품이나 회사 홍보의 여지가 있는 건 최대한 끊고, 상장 기업의 오너로서 책임과 윤리 경영에 더 시간과 공을 들여야 최근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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