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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노선과 충돌[교황 선출]

등록 2025.05.09 09: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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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적…미 가톨릭 유권자에 영향 클 듯

LGBTQ 이외엔 전임 교황처럼 진보적 입장

배넌 "교황청 관료들 반 트럼프 투표" 비난

[바티칸=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연설하고 있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2025.05.09.

[바티칸=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연설하고 있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2025.05.0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새 교황 레오 14세의 세계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 노선과 상충한다고 미 폴리티코(POLITICO)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임 교황보다 미국의 보수 가톨릭 유권자들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의 세계관이 트럼프의 세계관과 상충함에 따라 레오 14세는 트럼프의 새로운 글로벌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레오 14세가 선출된 직후 “첫 미국인 교황이어서 영광스럽다. 미국에 큰 명예다. 레오 14세 교황과 만남이 기다려진다”고 트루스 소셜에 썼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앞으로 갈등할 조짐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 프란체스코 교황 못지않게 진보적이다. 그는 첫 연설에서 평화와 화해를 강조했다. 다만 그는 LGBTQ+ 이슈에 있어서는 전통 가톨릭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고국인 미국에서 레오 14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톨릭 신자 보수 논객인 라메시 포누루가 “교황이 미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교황청의 의제가 국제 사회의 주요 의제가 되도록 만들 것이며 이는 미 정부와 분열과 긴장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오 교황이 미국 출신이기에 미국인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임 프란체스코 교황보다 더 클 수 있다.

한편 일부에선 레오가 프란체스코보다 차분하고, 좀 더 신중한 접근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프란체스코는 최근 JD 밴스와 ‘사랑의 질서(ordo amoris)’라는 신학 개념을 둘러싸고 충돌한 바 있다.

가톨릭 지도부는 갈수록 진보 성향이 강해지는 반면 미국 가톨릭 신자들은 우경화 현상이 뚜렷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프레보스트에 대한 반응은 솔직히 좀 복잡하다. 워싱턴은 트래드캣(tradcath; 보수 가톨릭)의 수도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로 트럼프의 대표적 지지자인 스티브 배넌은 레오 교황 선출에 대해 “MAGA 가톨릭에 최악의 선택”이라며 그를 “반(反)트럼프 교황”이라 규정했다.

배넌은 “글로벌리스트 교황청 관료 집단의 반(反) 트럼프 투표다. 베르고글리오(프란체스코 본명)와 그의 패거리들이 원하던 교황”이라고 주장했다.

강경 보수 가톨릭 집단은 보수적 입장의 교황 선출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 미국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 트럼프 지지를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최근 가톨릭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2024년 대선에서 가톨릭 유권자의 59% 지지를 받았으며, 2016년에도 50%를 얻었고, 조 바이든은 2020년 대선에서 52%를 받았다.

밴스도 가톨릭 신도 부통령이며, 트럼프 내각에는 가톨릭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트럼프는 프란체스코와 자주 충돌했음에도, 지난달 말 프란체스코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밴스도 프란체스코 교황이 임종하기 전 면담하기도 했다.

밴스는 “미국의 수백만 가톨릭 신자들과 다른 기독교인들도 그분의 성공적인 교회 지도 사명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글을 X에 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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