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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한번에 폐지가 새 종이로"…엡손 '페이퍼랩' 韓 상륙

등록 2025.02.13 16:00:00수정 2025.02.13 18: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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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컵에 헌 종이가 새 종이로

엡손, 페이퍼랩 신제품 최초 공개

올 상반기 한국 시장 공략 나서

[나가노=뉴시스]엡손 히로오카 사무소에 있는 페이퍼랩 신제품. 2시간에 500장 분량의 헌 종이를 새 종이로 만들 수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가노=뉴시스]엡손 히로오카 사무소에 있는 페이퍼랩 신제품. 2시간에 500장 분량의 헌 종이를 새 종이로 만들 수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가노=뉴시스]이지용 기자 = 인쇄된 글자가 가득한 A4 용지를 기계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 10분 정도 지나자 깨끗한 새 종이가 나온다. 이 종이에 펜으로 메모를 하고, 기계에 넣으니 완전한 새 종이가 나온다. 1시간 정도면 200장이 넘는 새 종이들이 한가득 쌓인다.

지난 5일 일본 나가노현 시오지리시에 위치한 세이코 엡손의 히로오카 사무소. 엡손은 이날 한 컵의 물만으로 폐지를 새 종이로 재생해주는 '페이퍼랩' 신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한 번에 500장 재생…신제품, 크기·가격↓

앱손 히로오카 사무소 내 솔루션센터에 들어가면 소형차 크기의 직사각형 기계가 눈에 띈다. 이 기계는 엡손이 출시할 예정인 '뉴 페이퍼랩'이다.

이 페이퍼랩은 헌 종이를 분해·결합·가공해 새 종이로 만드는 엡손 만의 '드라이 섬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헌 종이를 섬유화한 뒤 열과 압력을 가해 종이 형태로 만든다.

페이퍼랩 제단기에 검은색 글씨가 가득한 A4 용지 20장을 넣어 파쇄한다. 이후 페이퍼랩 본체에 얇게 조각난 종이들을 넣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10분 뒤 본체 한 가운데 배출구에서 흰색 새 종이가 잇달아 나온다.

겉으로 보면 시중에 파는 A4 용지와 큰 차이가 없는 새 종이다. 손으로 만져보니 한쪽 면은 매끄럽고 반대쪽 면은 조금 까슬까슬한 촉감이다.

헌 종이 700장을 넣으면 새 종이를 최대 500장까지 만들 수 있다. 500장을 모두 새 종이로 만들려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나가노=뉴시스]엡손의 섬유 기술을 통해 섬유화한 헌 종이를 새 종이로 만드는 과정.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가노=뉴시스]엡손의 섬유 기술을 통해 섬유화한 헌 종이를 새 종이로 만드는 과정.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엡손 관계자는 "이 제품을 활용하면 쓴 종이를 계속 새 종이로 뽑아낼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1년 간 6.2톤 감소시키고 연간 85그루의 목재 사용을 줄일 수 있어 환경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밀 정보가 담긴 종이도 내부 처리할 수 있어 보안 가치가 있다"며 "일본의 대형 은행과 유럽의 일부 기업 등이 이미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감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물 소비량 등의 수치를 본체 모니터와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다.

엡손은 전작에서 한계로 지적된 크기와 가격을 개선해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제품 크기는 가로 3.3m, 세로 .0.8m, 높이 1.2m로 전작에 비해 부피가 2배 줄었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기존 2500만엔(2억3700만원)보다 더 낮아진다.

기존 제품안에 들어갔던 제단기와 본체를 신제품에서는 따로 분리했다. 신제품은 본체 하나에 여러 제단기에서 파쇄한 종이들을 한꺼번에 재생할 수 있다.
[나가노=뉴시스]페이퍼랩 신제품을 통해 재생한 종이. 왼쪽 헌 종이를 오른쪽 새 종이로 재생한 모습.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가노=뉴시스]페이퍼랩 신제품을 통해 재생한 종이. 왼쪽 헌 종이를 오른쪽 새 종이로 재생한 모습.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상반기 한국 상륙…고객사 확보 나선다

엡손은 신제품 뉴 페이퍼랩을 올 상반기 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엡손 한국 지사 오피스에 뉴 페이퍼랩 데모 제품을 들여와 본격적으로 한국 고객사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 출시 계획은 아직 미정이지만 내년 중에는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엡손은 금융권과 지방자치단체 등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과 기관을 잠재 고객사로 본다.

당초 지난해 한국 출시를 하려고 했지만 AS 엔지니어 확보 같은 문제로 출시가 미뤄졌다. 한국은 일본보다 종이 활용 비중이 적고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 속도가 빠른 만큼 크기, 가격, 소음 등을 얼마나 개선한 뒤 출시하느냐가 관건이다.

엡손 관계자는 "한국에서 뉴 페이퍼랩을 출시한다면 종이 재생 소요 시간을 더 단축할 것"이라며 "우선 한국 고객사 반응을 살핀 뒤 이를 토대로 향후 한국 출시 계획과 전략을 다시 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종이를 만드는 경제성만 놓고 보면 장점이 크진 않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보호 기조 확대로 각국에서 민관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나가노=뉴시스]페이퍼랩 신제품 본체 내부에 파쇄 과정을 거친 700장 분량의 폐지가 들어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가노=뉴시스]페이퍼랩 신제품 본체 내부에 파쇄 과정을 거친 700장 분량의 폐지가 들어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5.02.06.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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