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 두고 테니스 치러 간 남편 집행유예
법원 "유기 유죄, 치상 무죄"
![[인천=뉴시스] 테니스 코트.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DB) 2025.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7/27/NISI20230727_0001326916_web.jpg?rnd=20230727164305)
[인천=뉴시스] 테니스 코트.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DB) 2025.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법원은 유기 행위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판사 정제민)은 유기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4)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강 판사는 "피해자의 경막하 출혈(뇌출혈)이 언제 발생했는지 모호하고, A씨가 피해자를 구조했더라도 상해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A씨에게 상해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유기 행위에 대해 자백하고 있어 유죄로 인정되고 유기의 정도가 중하다"며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는 2023년 5월9일 오후 6시12분께 인천 강화군 주거지에서 화장실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 B(50대)씨를 보고도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A씨는 테니스를 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려고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B씨를 발견했다.
그는 B씨의 모습을 촬영해 의붓딸 C씨에게 보낸 뒤, 전화로 "내가 건드리면 가정폭력 문제가 발생하니까 그대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딸 C씨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앞서 A씨는 과거 가정폭력으로 3차례 형사입건됐지만, B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사건이 모두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폭행 정황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A씨에게 유기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B씨가 병원에 이송되기 전까지 뇌출혈이 계속된 점, 치료 시기가 늦어져 B씨가 의식불명 상태에 이른 점 등을 확인해 A씨의 혐의를 유기치상죄로 변경해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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