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승환 "노래를 더 잘했으면 좋겠어요"
전역 후 첫 싱글 '봄에' 2년 만에 발매
'초속 5센티미터'서 영감받아 타이틀곡 작사
"욕심 내려놓으니 여유 보여…나의 것 찾아가"
"가수의 지문은 목소리, '예쁜 지문' 갖고파"
![[서울=뉴시스] 가수 정승환. (사진=안테나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1160_web.jpg?rnd=20250513153020)
[서울=뉴시스] 가수 정승환. (사진=안테나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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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녹음하고 편곡하고 가사 쓰는 과정을 다시 거치니까 '나 가수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금세 녹아들 줄 알았는데 계속 군인이라고 의식했었나 봐요."
지난 1월 전역한 가수 정승환(28)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작업실을 오가며 곡을 고르고, 가사를 쓰고 녹음에 공을 들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 싱글에는 '봄에'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슴 아픈 이별과 설렘의 순간을 봄이라는 계절에 빗대 발라드로 뭉근하게 녹여냈다.
12일 신보 발매를 기념해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만난 정승환은 "전역 후 작업한 곡들을 담았다"며 "오랜 친구인 작곡가 서동환과 휴가 나올 때마다 이야기를 나눴고, 올해 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봄에'는 정승환이 입대 전 발표한 싱글 '에필로그' (EPILOGUE) 이후 약 2년 만 선보인 싱글이다. 타이틀곡 '하루만 더'와 수록곡 '벚꽃이 내리는 봄길 위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두 곡이 실렸다. '하루만 더'는 짝사랑을 그린 발라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를 보고 영감을 얻어 직접 노랫말을 썼다.
'넌 모르겠지만 사랑한다 사랑한다/삼켜낸다 어쩌면 영영 못할 말.' 왠지 모르게 먹먹해지는 가사에 정승환의 목소리가 실리는 순간 애절함이 더해진다. "곡 작업을 먼저 내놓고 가사를 쓰려고 다양한 것을 찾아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 한 소녀가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덕분에 숙제처럼 안고 있었던 것들을 풀어낼 수 있었어요."
![[서울=뉴시스] 가수 정승환. (사진=안테나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1176_web.jpg?rnd=20250513153911)
[서울=뉴시스] 가수 정승환. (사진=안테나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담담한 멜로디와 진솔한 가사 덕분에 정승환은 '하루만 더'가 남성 팬들에게 사랑받는 노래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제 노래들이 노래방에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켜서 남자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미리 들어본 사람들이 빨리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다고 얘기를 하는데, 왠지 역대급으로 많이 불릴 것 같은 느낌"이라고 웃었다.
연차가 쌓인 만큼 정승환은 이번 앨범의 주도권을 쥐고 만들어갔다. 묵묵히 뒤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준 소속사 대표 유희열에 대해 정승환은 어린 자식에게 두발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아빠 같았다고 비유했다.
"대표님과 아티스트의 관계는 스무살부터였어요. 올해로 딱 10년이네요. 어린아이가 걸음마 뛰는 걸 지켜보고 도와주시며 저를 키워주셨다고 생각해요. 음악적인 것부터 모든 것을 대표님한테 의지했어요. 어깨 너머도 배운 것도 많았고. 아는 게 없어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는데, 대표님과 동료 음악가와 함께하면서 나름대로 제 세계가 넓어졌어요."
2015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4'에서 준우승한 정승환은 어느덧 데뷔 10년 차 가수가 됐다. 느리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 발걸음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한 그는 국내 발라드계를 잇는 가수로 성장했다. 그렇게 연차를 쌓아가며 마음 속 여유를 찾는 법도 배웠다. 마음속 욕심을 내놓으니 비로소 자신의 것을 더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승환은 "입대 전에는 모든 걸 다 신경 쓰고 품으려고 하는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제 역할에 충실하고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도와주신 분들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믿고 맡기는 마음이 생겼다"며 "다만 개인적으로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이자 숙제였는데 이번에는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가수 정승환. (사진=안테나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1179_web.jpg?rnd=20250513153940)
[서울=뉴시스] 가수 정승환. (사진=안테나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랜 시간 끝에 여유를 찾은 그에게 10년의 모습을 물어봤다. 정승환은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발라드 세손'이라는 수식어를 언급했다. 그는 "열아홉, 스무살에는 수식어를 감당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어떤 수식어로 불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은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더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1년 전의 나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며 "마흔살에는 스스로 노래를 잘하는 경지에 이르면 좋겠다. 나름 동안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하는데 외모는 그대로였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환은 군대에서 세웠던 목표들을 하나씩 해나갈 계획이다. 음악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그려나가며 보컬리스트로서 충실히 활동하기로 했다. "'목소리 하나로 설명되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목소리를 가수의 지문이라고 한다면 '예쁜 지문'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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