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꿈 접은 젊은 교사들…최근 5년간 경기도 초임 273명 떠났다

등록 2025.05.15 05:00:00수정 2025.05.15 06:40: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초등·중등 교사 이탈 심각

교사 72.3% "이직·사직 고민"

꿈 접은 젊은 교사들…최근 5년간 경기도 초임 273명 떠났다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교대를 졸업하고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됐지만 요즘은 부쩍 이직 생각을 자주 한다"

수도권에 소재한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 A(28)씨의 말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고 수업 준비보다 행정업무에 치이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교직에 대한 회의가 깊어진다고 한다.

A씨는 "학생에게 섣불리 생활지도를 했다가 괜한 트집이 잡히면 교육청과 학교에 학부모 민원만 제기되는 등 결국 손해 보는 건 교사"라며 "막상 교사가 돼 보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교단을 떠나고 싶다는 신규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작년에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신규 교사 273명이 교단을 떠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36명, 2021년 30명이었던 신규 교사 퇴직자 수는 2022년 51명, 2023년에는 88명으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8월까지 68명이 퇴직했다. 특히 초등(127명)과 중등(115명) 교사의 이탈이 가장 심각했다.

교권침해 피해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교육활동 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보호 조치는 2022년 799건에서 2023년 1290건으로 61.5% 급증했다. 심리상담을 받은 교사도 2022년 304건에서 2023년 515건으로 크게 늘었다.

교권침해 사례도 다양했다. '정당한 생활지도를 하는 교원에게 욕설' '교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SNS에 유포'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에게 제재를 가하다 폭행당함' 등 인격 모독부터 신체적 폭력까지 광범위했다.
[수원=뉴시스] 초등학교 민원면담실에 교원과 학생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내부에 마련돼 있는 장비 모습.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초등학교 민원면담실에 교원과 학생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내부에 마련돼 있는 장비 모습.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상황은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교사 10명 중 7명(72.3%)이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했으며, 그 이유로는 교권 침해 및 과도한 민원(48.3%)이 가장 많았다. 특히 이직과 사직을 고민한 교사는 20-30대 교사가 40-50대 이상 교사들에 비해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첩보영화에서 볼 법한 '웨어러블캠·사원증형 녹음기·비상벨·녹음전화기'과 같은 장비들이 교권침해를 막기 위해 속속 학교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한 학교당 600만원씩 총 35억8200만원을 들여 유치원 16개, 초등학교 326개, 중학교 159개, 고등학교 78개, 특수학교 14개 등 597개교에 민원면담실을 마련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현장에 민원면담실을 만든 것은 교사와 학부모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교사들은 행정업무 부담과 노동권 침해도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응답자의 90.8%가 수업 연구보다 행정업무를 우선 처리한 경험이 있으며 91.2%는 시간 외 근무 신청 없이 학교나 집에서 업무를 처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은 "상당수 교사가 현재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교사 정원 감축이 아니라 교육 여건에 맞는 교사 충원과 실질적인 행정업무 경감, 교권 보호 장치 강화,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교사 참여 보장"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