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희극이 창극으로…국립창극단 '베니스의 상인들' 내달 공연
역대 창극단 작품 중 최다 62곡…한승석 작창·원일 작곡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포스터 (이미지=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우리 고유의 소리와 음악으로 풀어낸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을 다음달 무대에 올린다고 14일 밝혔다.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공존은 물론 동서양의 조화를 통해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연극·영화·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돼 온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을 현대적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인문학적 성찰을 기반으로 밀도 높은 작품을 선보여 온 이성열이 연출을, 고전의 현대화 작업에 일가견이 있는 극작가 김은성이 극본을 맡았다.
주인공 안토니오가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며 벌어지는 원작의 중심 서사는 따라가되, 종교·인종적 편견은 걷어내고 현대 자본주의를 더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베니스 무역업자 안토니오는 소상인 조합의 젊은 리더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노회한 대자본가로 설정해 독점적 대자본에 대항하는 젊은 소상인들의 이야기로 탈바꿈했다. 원작 제목에 복수형 '들'을 붙여 베니스의 젊은 상인들이 이뤄가는 공동체적 연대, 사랑과 우정으로 빚어내는 희망에 초점을 맞췄다.
창극 '리어'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등에 참여한 한승석이 작창을, 대종상영화제 음악상을 네 차례 수상한 원일이 작곡을 맡았다. 작창가 한승석은 역대 창극단 작품 중 최다인 62개 곡으로 무대를 풍성하게 채웠다. 작곡가 원일은 국악기에 아이리쉬 휘슬·마림바 등 이국적인 서양악기를 사용하고, 전통 창극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전자음악과 파격적인 비트를 접목했다. 편곡은 음악감독 한웅원이 맡았다.
제31회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무대미술가 이태섭을 필두로, 제54회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을 받은 조명디자이너 최보윤, 의상디자이너 차이킴 등이 합세했다.
베니스의 상인들 중심인물인 안토니오와 샤일록 역은 초연에 이어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유태평양과 김준수가 맡았다. 벨몬트의 주인이자 지혜로운 여인 포샤 역의 민은경, 사랑에 빠진 젊은 청년 바사니오 역의 김수인, 부패한 판사 디에고 역의 서정금 등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베니스의 상인들'은 오는 6월 7~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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