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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한국 문화 이야기"…예술의전당 세계 초연 오페라 '물의 정령'

등록 2025.05.13 14: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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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작품 맡으며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한국 문화"

김정미 "윗세대에서 아래로 무게 중심 옮겨가는 이야기"

"·투란도트·나비부인 같은 유니버설한 공연 만들고 싶어"

5월 25·29·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 작곡가 메리 핀스터러(오른쪽)와 연출 스티븐 카르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 작곡가 메리 핀스터러(오른쪽)와 연출 스티븐 카르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알 수 없는 이유로 물과 관련한 재앙이 계속되는 가상의 왕국에서 신하들은 이 현상이 왕의 유일한 혈육인 공주의 병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옛 기록을 통해 물에서 인간의 몸속으로 이동하는 '물의 정령'의 존재를 알게 되고 병든 공주를 구하기 위해 물시계를 만드는 장인이 소환된다. 장인은 자신을 희생해 공주의 몸에서 물의 정령을 꺼내 물시계에 가두려고 한다.

예술의전당이 물귀신과 물시계라는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 오페라 '더 라이징 월드(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이 오는 25일부터 세계 초연한다.

이번 작품은 호주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진 메리 핀스터러(Mary Finsterer)가 작곡을, 극작가 톰 라이트(Tom Wright)가 대본을 맡았다. 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데드맨 워킹(Dead Man Walking)'을 지휘해 주목을 받은 지휘자 스티븐 오즈굿(Steven Osgood)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연출에는 스티븐 카르(Stephen Carr)가 함께 한다.

공연에 앞선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오페라 '물의 정령'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스티븐 카르는 "한국만이 표현할 수 있는, 뿌리 깊은 한국 문화가 심어져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감히 한국을 대표해서 전 세계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공연을 만들 수는 없지만 중국과 일본 바탕인 투란도트와 나비부인을 대신해 세계에 펼쳐 나갈 수 있는 유니버설한 이야기로 세계 모든 분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메리 핀스터러 작곡가도 "이 작품을 처음 맡았을 때 이 나라(한국)와 기관(예술의전당)에 대한 존중과 영광을 돌릴 방법을 고민했다"며 "가장 먼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한국의 문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이야기 속에서 물시계와 예전에는 물의 귀신이라고 했을 물의 정령을 이야기를 꿰어가면서 전 세계적으로 나갔을 때도 접근성이 좋게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 지휘 스티븐 오즈굿, 연출 스티븐 카르, 작곡 메리 핀스터러,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소프라소 황수미, 테너 로빈 트리쥴러, 베이스바리톤 애슐리 리치가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 지휘 스티븐 오즈굿, 연출 스티븐 카르, 작곡 메리 핀스터러,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소프라소 황수미, 테너 로빈 트리쥴러, 베이스바리톤 애슐리 리치가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13. pak7130@newsis.com

신작 오페라는 이태리어나 독어가 아닌 영어로 펼쳐진다.

오페라를 만들면서 언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핀스터러는 "작품 속에서 제가 곧 잘 쓰는 라틴어를 만나볼 수 있다. 라틴어를 죽은 언어라고 표현하는데 죽은 언어이기 때문에 시대에 국한 받지 않는 것 같다"며 "예나 지금이나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는 언어이고 이번 극에서도 영어 또한 라틴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연결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품에서 한국어가 조금씩 메아리치는 걸 들을 수 있다"며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지도 조금씩은 깊은 역사와 함께 소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영어로 작품이 진행되는 이유에 대해선 서고우니 예술의전당 공연예술본부장은 "여러 방면으로 내부 논의가 많았다"면서 "해외진출이 첫 목표라기 보다는 이태리어나 독일어로 공연하는 장르였던 오페라를 지금 사람들이 많이 쓰는 언어인 영어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의 소프라소 황수미(공주 역)와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장인 역)가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의 소프라소 황수미(공주 역)와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장인 역)가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13. pak7130@newsis.com

이번 작품은 공주와 장인이라는 두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점도 특징이다. 그럼에도 작품의 본질은 여성이 아닌 '지혜'와 '세대'의 전승에 초점이 있다고 했다.

장인 역을 연기하는 김정미 메조 소프라노는 "왕과 공주, 장인과 제자의 관계가 올드 제너레이션(시대)에서 영 제너레이션으로 사회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이야기"라며 "장인에서 제자로, 왕국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왕에서 공주에게 왕권이 넘어가며 나라가 편안해지는 지혜나 권력이 윗세대에서 아래로 바람직하게 전승된다"고 말했다.

공주 역할을 맡은 황수미 소프라노도 "물이라고 하는 소재를 다루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작품"이라며 "장인처럼 일반적인 한 사람을 통해 작은 점일지라도 어떤 순간에는 큰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30개가 넘는 작품을 초연으로 해왔다는 스티븐 오즈굿 지휘자는 "물과 관련된 작품인데 악보를 받고 물을 줘서 생명이 부여돼 여러분 귓속에 들어가게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공연 포부를 밝혔다.

오페라 '물의 정령'은 오는 25일과 29일, 31일 총 세 차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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