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마음은 붉은광장의 푸틴 동지와 함께"…평양 주재 러 대사관서 전승절 축하(종합2보)
김정은, 모스크바 열병식 참석 대신 대사관 찾아
주애 대동…'가장 사랑하는 따님' 표현 첫 등장
김영복·리창호·신금철, 열병식 참석해 푸틴과 악수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평양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뒤쪽에 딸 주애가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20803412_web.jpg?rnd=20250509195027)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평양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뒤쪽에 딸 주애가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5월9일)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 주재 대사관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후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며, 정치·외교적 성격의 주북 대사관 방문도 최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최선희 외무상이 "국무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5월9일 오전 러시아의 위대한 조국전쟁승리 80돐에 즈음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주재 러시아 연방대사관을 방문하시고 (후략)"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최선희를 발표 주체로 한 것은 이번 일정의 의미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보도 시점도 러시아 현지에서 전승절 열병식이 시작한 오후 4시(러시아 시간 오전 10시)에 맞췄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축하연설에서 "몸은 비록 모스크바와 떨어진 평양에 있어도 지금 우리 마음은 승리의 열병식장인 붉은광장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동지와 전체 러시아 인민군대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의 이상과 목적을 위한 투쟁에서 피와 생명을 바쳐가며 옹호하고 지지 성원해온 조로(북러) 양국 인민은 말과 글이 아니라 실생활을 통하여 자기들의 운명이 서로 분리될 수 없음을 체험하였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의 하수인들이 우리의 형제 국가인 러시아 연방에 대한 공격을 또다시 감행한다면 조로조약의 제반조항과 정신에 따라 적들의 무력침공을 격퇴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무력사용을 주저없이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조의 목적이 아니라 동맹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평양 주재 대사관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6년 11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기 위해 북한 주재 쿠바 대사관을 직접 방문했다. 이 외에 2018년 4월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추락해 중국인 32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중국 대사관을 찾아 위문한 바 있다.
통일부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전승절 참석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모스크바 방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직접 대사관을 방문해 러시아의 체면을 세워주고 러북 밀착의 모멘텀을 대내외에 부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을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는 2차 세계대전 승전일로 기념하고 있다. 올해 러시아는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열병식을 진행했다.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북한은 현지의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를 보냈다.
![[모스크바=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여하고 있다. 2025.05.09.](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0322942_web.jpg?rnd=20250509170758)
[모스크바=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여하고 있다. 2025.05.09.
이들은 나란히 선 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했다. 김영복·리창호·신금철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장성이라고 우크라이나가 지목한 인물로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 국영통신 스푸트니크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영복은 푸틴 대통령에게 "위대한 전승절에 대통령 동지에게 열렬한 축하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대사관 방문에 딸 '주애'를 대동했다. 통일부는 주애가 2022년 11월 처음 공개 활동을 한 이후 공식 대외 외교행사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주애에 대한 호칭 변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최 외무상은 김 위원장이 "가장 사랑하는 따님"과 함께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는 주애에 대해 '존경하는 자제분' 등 표현을 써왔으며, '가장 사랑하는 따님'이라는 표현은 처음 등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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