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줄기세포로 '소아 뇌전증' 신약 후보 물질 발굴
강훈철 연대 세브란스 교수 연구팀 실험
"기존 체료제보다 약 100배 높은 효과"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 현실화 계기"

[서울=뉴시스[ SCN2A 뇌전증 환자 맞춤형 신약개발을 위한 정밀의료 기반 실험 흐름도 2025. 5. 19 (그림=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희귀 난치성 소아 뇌전증 환자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기존 치료제보다 최대 100배의 효과를 보이는 맞춤형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했다.
1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강훈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약물 탐색 기술과 환자에게서 얻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효과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소아 뇌전증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게 명확한 외부 자극 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발작이 특징인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국내에선 약 25만명이 겪고 있으며, 약 30~40%의 환자가 기존 항경련제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 해당된다.
특히 SCN2A 유전자 돌연변이 같은 희귀 유전자를 가진 소아 뇌전증 환자는 개별 환자 간 실험 반응 차이가 크고, 기존 치료제로는 현저한 개선 효과를 얻기 어려운데다 정밀 질환 모델과 적절한 약물 탐색 기술마저 부족해 환자 맞춤형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의 혈액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실제 환자와 동일한 질병 환경을 가진 정밀 질환 모델을 제작했다. 또 인공지능 기반의 고속 화합물 스크리닝과 검증을 통해 기존 치료제를 능가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SCN2A 돌연변이가 뇌전증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밝히기 위해 최신 유전자 교정 기술을 사용해 돌연변이를 정상으로 교정했고, 발작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해 해당 돌연변이가 발작의 원인임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맞춤형 신경세포 모델을 바탕으로 약 160만개의 화합물을 AI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혈뇌장벽 투과성, 독성 여부, 유전자 결합력 등을 고려한 최적의 신약 후보 물질 5종을 선별했고, 그 중 2종은 기존 치료제인 페니토인보다 약 100배 높은 효과를 보여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강훈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위해 환자 유래 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약물 탐색 기술이 효과적임을 증명한 사례"라며 "향후 SCN2A 외에도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정밀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공익적의료기술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의료정보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2025년 191권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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