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당해 찾아갔더니…핸드폰 '장사'한 판매점
기존 휴대전화 가져가고, 철회 요청도 거절
![[서울=뉴시스]](https://image.newsis.com/2024/02/26/NISI20240226_0001488490_web.jpg?rnd=20240226200626)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보이스 피싱을 당한 후 피해 방지를 위해 휴대전화 판매점에 들른 모친에게 새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통신사를 바꾸는 등 이른바 '장사'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만행을 폭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1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오늘 저희 어머니가 보이스 피싱을 당하셨습니다.(보이스 피싱 및 휴대전화 판매점의 만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점심시간에는 74세 어머니가 가게에 와서 일을 도와주신다"며 "그런데 오늘따라 어머니가 늦게 오셔서 여쭤보니, 누나가 휴대전화로 뭔가 시켜서 늦었다고 하시더라"라고 밝혔다.
A씨는 "(전에) 그런 일이 없어서, 어머니 휴대전화를 확인해 보니 이미 피싱범이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었다"며 "바로 휴대전화 사용을 멈추고 피싱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아서 112에 신고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을 통해) 피싱 대처 요령을 안내받은 후 은행 계좌 지급 정지 요청하고 동사무소에 가서 신분증 분실 신고도 했다. 통신사 대리점도 가보라고 해서 (어머니는 가고) 나는 다시 장사를 해야 해서 먼저 가게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나중에 가게에 온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바뀌어있었다.
A씨는 "한참 뒤에 어머니가 가게에 오셨는데 통신사가 바뀌어있었고, 휴대전화도 새로운 휴대전화를 들고 오셨더라"며 "알고 보니 어머니가 대리점과 판매점을 구분하지 못하고 판매점으로 갔는데, 판매점에서 '보이스 피싱으로 20만원께 소액 결제됐다'며 새 휴대전화를 구매하게 하고, 통신사를 바꾸게 했다"고 했다.
그는 "기존 휴대전화는 초기화해서 판매점이 가져간 상황이었다"라며 "안 그래도 보이스 피싱 사기 당해서 정신없는 와중에 판매점은 어머니에게 휴대전화를 팔아먹었다"고 분노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그는 어머니와 함께 판매점에 들러 휴대전화 구매, 통신사 변경 등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판매점 측은 '최근 유심 해킹 문제가 있어서 (통신사를) 바꾸라고 어머니에게 권유했고, (어머니가 이에) 동의했기 때문에 철회 못 해준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A씨는 판매점 측과의 대화를 촬영하고 경찰을 불렀다.
판매점 측은 경찰이 도착해 철회를 요청하고 나서야 휴대전화 판매와 통신사 변경을 철회했다.
A씨는 "요즘 경기도 안 좋아서 이 악물고 버티며 장사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까지 벌어지니 눈물이 흐른다"며 "억울하고 화나는데 도움받을 곳도 없어서 이곳에 적는다"고 토로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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