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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당한 아이 품은 '참스승'…어머니가 전하는 고마움

등록 2025.05.15 08:30:00수정 2025.05.16 09: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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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옥산초등학교 이은엽 교사

가정폭력 상황으로부터 아이 보호

재발 방지 헌신해

[대구=뉴시스] 대구 옥산초등학교 이은엽 교사. (사진=대구 옥산초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대구 옥산초등학교 이은엽 교사. (사진=대구 옥산초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심리·육체적으로 큰 시련을 겪은 아이를 진심으로 보듬어준 선생님의 헌신은 우리 가족에게 잊을 수 없는 큰 은혜였습니다."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대구 북구 옥산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를 혼자 키우는 한 어머니가 뉴시스에 이렇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마움의 대상은 지난해 아이의 담임을 맡은 21년차 교사 이은엽(50·여)씨다.

어머니에 따르면 아이가 생일을 맞아 면접교섭을 위해 방문한 친가에서 친부로부터 폭력을 당했다. 면접교섭은 이혼 후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아이와 상호 면접 등을 통해 접촉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눈동자에 피멍이 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을 확인하고 충격과 자책에 시달렸다고 한다.

마음과 몸 모두 상처를 입은 아이는 그날 일을 일기에 적었고 이를 확인한 이은엽 교사는 어머니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다.

당시 어머니는 아이의 친부가 가정폭력 전력이 있었기에 양육비 지원 중단 등 불이익을 걱정하며 신고를 주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교사는 이러한 부담을 안고 경찰 신고와 함께 아동보호기관과 연계해 주는 등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줬다. 덕분에 아이는 현재 전문기관의 도움으로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아이가 다리 부상을 심하게 입어 세 달간 학교에 가지 못하던 시기에도 선생님이 학습 진도와 과제를 꼼꼼히 챙겨준 덕택에 학업에 뒤처지지 않았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어머니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공교육 현장에서 한 아이의 삶에 깊이 관여해 주신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선생님이 보여준 용기와 사랑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정당하게 칭찬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대구=뉴시스] 대구 옥산초등학교 이은엽 교사 수업 진행 모습. (사진=대구 옥산초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대구 옥산초등학교 이은엽 교사 수업 진행 모습. (사진=대구 옥산초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교사는 자신의 건넨 도움에 대해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뉴시스에 전했다.

이은엽 교사는 "아이들은 주 양육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면 그 감정이나 상황을 학교생활에서 그대로 표출하므로 외면할 수 없었다"며 "본인이 교직에서 만났던 선생님들도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모두 똑같이 도왔을 것이다. 그렇게 대단한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스승의 날을 맞아 "학창 시절의 추억들은 살아가는데 좋은 자산이 된다"며 "그 기억을 많이 쌓아 좋은 어른이 되길 항상 응원한다"고 학생들에게 덕담을 건넸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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