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푸른 눈의 5·18 시민군 "도청에 있었다면 학살 막지 않았을까"
5·18 시민군 참여 미국인 데이비드 돌린저, 광주서 기자회견
"12·3계엄, 국회로 달려가는 시민 보며 광주 정신 깊은 감명"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원 신분으로 광주에 남아 시민군들과 함께 했던 데이비드 돌린저(David L. Dolinger·72·한국명 임대운)가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증인 : 국경을 넘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2025.05.14. leeyj2578@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4/NISI20250514_0020809318_web.jpg?rnd=20250514133242)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원 신분으로 광주에 남아 시민군들과 함께 했던 데이비드 돌린저(David L. Dolinger·72·한국명 임대운)가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증인 : 국경을 넘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2025.05.14. leeyj2578@newsis.com
데이비드 돌린저는 14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외신을 통해 타전된 대한민국의 상황을 떠올리며 "첫 속보로 뜬 대한민국의 계엄령 선포 소식에 분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 전달되는 여러 외신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잘못 전달하고 있었다"며 "(그 사이 보인)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러 국회로 달려가는 모습이야말로 '광주 정신'이었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방향에 있어) 국민들과 정치인이 서로 대화를 하고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이것을 멈추는 순간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멈추는 것"이라도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시민들의 삶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더 낫게 만드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세계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만큼 (개개인이) 국가의 시민이 아닌 세계의 시민이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5·18 당시를 떠올리면서 북받쳐오르는 듯 울먹이기도 했다. 5월27일을 앞두고 옛전남도청을 빠져나오기 직전을 회상한 그는 "도청에서 빠져나오기 직전 주저했던 것을 후회한다. 도청에 있었더라면 계엄군의 시민군 학살을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며 후회했다.
그러면서 "(45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에 기꺼이 희생하고 싶다"고 회고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원 신분으로 광주에 남아 시민군들과 함께 했던 데이비드 돌린저(David L. Dolinger·72·한국명 임대운)가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5.05.14. leeyj2578@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4/NISI20250514_0020809322_web.jpg?rnd=20250514133242)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원 신분으로 광주에 남아 시민군들과 함께 했던 데이비드 돌린저(David L. Dolinger·72·한국명 임대운)가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5.05.14. leeyj2578@newsis.com
데이비드 돌린저는 1978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영암보건소에서 근무했으며 5·18 당시 광주에 머물며 민주항쟁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시민군 항쟁 주요지점인 옛 전남도청에 들어가 계엄군 무전기 감청 임무를 수행하면서 '푸른 눈의 시민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민군 대변인' 고(故) 윤상원 열사의 외신 기자회견 통역을 맡아 5·18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항쟁 이후에도 1981년까지 미군기지 강사로 근무하며 광주와 한국의 민주화운동 상황을 미국에 알렸다. 유엔인권위원회에 광주 목격담을 담은 인권침해 보고서도 제출했다.
미국 내 한국 민주화운동 지지활동에도 참여했으며 1985년 전두환 미국 방문 반대 시위, 1990년 광주항쟁 10주년 하버드대 추모 강연 등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난 2022년에는 회고록 '나의 이름은 임대운'을 출간하고 인세 전액을 기금으로 조성해 5월 당사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데이비드 돌린저는 이같은 노고를 인정받아 5·18 45주기를 맞아 광주 명예시민증을 수여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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