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보수 텃밭' TK서 험지 공략…"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떤가"(종합)
선거운동 2일차 경북 구미·포항 대구·울산 찾아 집중 유세
"박정희 산업화 이끈 공 있어…휼륭한 것은 베낄 것" 보수 구애
국힘 겨냥 "콩가루 집안 돼 싸우고 퇴행…보수 참칭 반동세력"
![[대구=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3. photo@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20808115_web.jpg?rnd=20250513152903)
[대구=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3. photo@newsis.com
[서울·대구=뉴시스] 김지은 남정현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틀째인 13일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이념·진영을 벗어난 '색깔론' 탈피를 거듭 강조하며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 9일 방문 이후 나흘만으로, 경선 기간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의 험지인 TK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지난 대선 당시 20% 초반에 그쳤던 득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며 "아주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젊은 시절에는 (박 전 대통령이) 독재를 하고 군인과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 살인을 하고 고문을 하고 장기집권을 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연설 내내 탈이념·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그는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한가"라고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 여러 일 중에 훌륭한 것은 베끼기로 했다"면서 자신의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안동에서 태어나 이 지역의 물과 풀,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네에서 (지난 대선) 20% 지지를 못 받는가"라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가 많은데 '재명이가 남이가'라고 해달라. 다른 것도 써보시라. 이재명도 한번 일을 시켜 보시라"라고 호소했다.
![[대구=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3. photo@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20808123_web.jpg?rnd=20250513152903)
[대구=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3. photo@newsis.com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는 "제가 중국에도 셰셰(고맙다)하고, 대만에도 셰셰했다"며 "다른 나라와 잘 지내면 되지 중국과 대만이 싸우는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틀린 말 했나"라고 밝혔다. 친중(親中) 논란에 정면 대응하며 외교·통상 정책에서도 실용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후보는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에서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한미 동맹은 한미 동맹대로, 한미일 협력은 한미일 협력대로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물건도 팔고 협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정치라고 하는 것이 오로지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것,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것 말고 뭐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또 보수 유튜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정 전 주필이 '호남은 정치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선택을 한다. 그런데 대구와 영남은 정치가 결정하면 아무 소리 없이 따르더라'라고 했다"며 "이건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나 빨간색 찍어주면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 좀 바꿔서 쓰라. 신상도 써봐라"라며 "써보고 안 되면 또 바꾸고 그러면 된다. 그게 국가, 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제대로 발전하는 길이다. 그게 정치가 정상이 되는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는 구미와 대구에 이어 '철강산업의 메카' 포항 등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이 주도한 '산업화의 길'을 훑으며 새로운 '낙동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는 취지다.
그는 "포항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첫발을 디딘 대한민국 산업화의 뿌리를 만든 포항제철이 있던 곳"이라며 "지금은 중국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여러분이 작년 12월 3일 내란을 이겨냈던 것처럼 엄청난 저력으로 이 위기도 이겨내고 희망 있는 새로운 나라로 함께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준비된 후보라며 일꾼론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저는 똑같은 성남시 공무원으로 이사 가고 싶은 성남시로 바꿔냈고 경기도를 3년 만에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인식되는 도정만족도 1위 광역시도를 만들었다"며 "민주당도 3년 만에 진짜 민주당으로 바뀌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어 "일극체제라고 하는데 어느 정당처럼 콩가루 집안돼서 하루 종일 싸우고 퇴행하고 그러면 되겠느냐"며 "당이 당대표 중심으로 단단하게 뭉치고 할 말 다하고 역량 있으면 나라의 살림을 책임질 만하다. 잘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겨냥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후보는 포항 유세에서 "우리가 합의한 최고의 질서 최고 수준의 합의 헌정질서 헌법을 파괴하는 그 집단이 보수 맞나.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권리를 빼앗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며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 보수의 가치 맞나. 그들은 보수를 참칭하는 반동 세력"이라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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