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연 "관세 여파로 내년까진 2%대 성장…고관세 유지될 것"[일문일답]

대외연,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3.0%→2.7% 하향

"합의에도 과거에 비해서 관세율 상당히 높아"

"내년까지도 예전 수준의 성장률 회복 어려울 것"

"미중 합의, 관세정책의 현실적 수준 수렴 계기"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시욱 원장(오른쪽)과 윤상하 국제거시금융실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 성장률 대비 0.5%p 낮은 2.7%로 전망하고 있다. 2025.05.13. [e-mail]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국책연구기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3.0%)보다 0.3%p 하향 조정한 것으로, 2001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이 영국에 이어 중국과도 상호 고율 관세를 완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불확실성이 다소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관세 여파가 지속되며 세계 경제가 상당 기간 2%대 성장률에 머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윤상하 대외연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미중 합의로) 예상했던 것보다 관세율이 더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특히 관세율이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높아져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예전 수준으로 복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다"고 밝혔다.

다음은 윤상하 실장과 이시욱 대외연 원장과의 일문일답.

-미중이 90일간 서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조치가 세계경제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이시욱 원장) 미국이 상호관세로 제시한 145% 수준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수치였다. 만약 이를 전면 적용하면 미국의 유효관세율은 34.5%로, 1872년 당시 38% 이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미국 내부에서도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어 결국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이번 합의는 강하게 질렀던 관세정책이 현실적인 수준으로 수렴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욱 원장) 다만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10% 기본 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목표가 단순히 무역 적자를 줄이는 것과 더불어 감세에 대한 대체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재정을 높이기 위해 10% 기본 관세를 적용하고, 나머지 관세 부분은 협상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상호 간 부과해온 보복 관세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기존 상호관세 34%에서 24%를 90일간 유예한다. 이에 따라 대중국 관세율은 기본관세 10%와 트럼프 행정부 때 부과한 20%를 더한 30%가 된다. 대미 관세 34%를 90일간 1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91%의 보복성 관세 추가분은 폐지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이번 관세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7.8%로 1934년 이후 최고치다. 한번 올라간 관세율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에 장기간 머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상하 실장) 전적으로 동의한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관세율이 조금 더 낮아지기는 했으나 (2%대) 성장률을 크게 조정할 정도의 변화는 아니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관세가 일시적으로 낮아졌다 하더라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고, 그 자체가 세계경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효관세율 상승은 세계교역 감소,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며 성장률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이다. 일시적인 관세 인하 합의가 있었다 해도 전반적인 고관세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세계경제 성장률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윤상하 실장) 특히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 투자 지연,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해 실물지표에도 점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구조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런 영향은 투자, 소비, 재고 등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며 최소 내년까지는 지표에 나타날 것이다."

-이번 무역 합의에서 트럼프가 밀리고 시진핑이 이겼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 관세전쟁에서 미국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을까?

"(윤상하 실장) 미국은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정책을 펼치며 오히려 자국 내 정책 불확실성을 키웠다. 소비,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이 중국보다 컸던 이유다. 반면 중국은 이미 보수적으로 전망치를 제시한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 조정이 없었던 것이지, 충격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시욱 원장) 지금 중국에 대한 관세가 (90일간) 유예되는 모습을 보면 트럼프 정부가 차차 다른 나라들과도 타협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천명했던 관세 수준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이건 중국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타협을 하고 그러면 미국의 성장률도 다시 약간은 지금 저희 전망치보다 높아질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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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본관세 10%를 유지할 경우 세계경제나 미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이시욱 원장) 트럼프 정부는 관세정책을 단순히 무역수지 개선이 아닌, 감세의 재원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10% 기본관세는 재정 수입 확보 측면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관세가 달러 강세를 유도하게 되면, 무역적자 개선에는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 관세 하나로 지나치게 많은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는 접근은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낮다."

-중국 성장률은 4.1%로 제시됐다. 미중 관세 인하 합의가 확정된다면 상방 요인이 될 수 있을까?

"(이시욱 원장) 중국 성장률은 무역보다는 내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9%로 낮다. 관세 완화가 내수 진작으로 연결되지 않는 한 5% 수준의 성장률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 부동산 시장 둔화도 지속적인 성장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윤상하 실장)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0% 수준에 머물고 있고, 생산자물가도 마이너스를 지속 중이다.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중국은 현재 강력한 재정·금융정책을 동원해 내수를 부양하고 있으나, 사회안전망 확충과 같은 구조 개혁 없이는 지속적인 고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시욱 원장(오른쪽)과 윤상하 국제거시금융실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 성장률 대비 0.5%p 낮은 수준인 2.7%로 전망하고 있다. 2025.05.13.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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