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자부심" 대구 선생님 3%뿐…"교권보호 없다" 75%
대구교사노조, 설문 조사 결과 발표
"스승의 날 공휴일로 지정해야" 82%

대구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설문에는 각급 학교에서 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현직 교사 694명이 응했다.
초등학교 교사 580명(83.5%), 중학교 교사 75명(10.8%), 고등학교 교사 23명(3.3%), 유치원 교사 12명(1.7%), 특수 학교 및 각종 학교 가사 2명, 직속 기관 근무 중인 교사 2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어떤 날로 인식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스승의 날을 근로자의 날처럼 휴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82%(570명)에 달했다. 교사들은 각종 이벤트나 감정 노동이 오히려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전체 694명 중 19명(2.7%)에 불과해 교사들의 정서적 소진과 거리감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교권 보호 체감 여부에 관한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교사 694명 중 단 22명만이 '교권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꼈으며 '그렇지 않다' 또는 '매우 그렇지 않다'는 522명으로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
수업과 평가의 자율성 여부에 대해 교사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수업 장학이 실제 수업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전체의 16.6%에 불과했다. 83.4%는 오히려 형식적이고 행정적인 부담이라고 답했다.
대구시교육청의 주요 정책인 숙박형 현장체험학습과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교사들의 불만이 집중적이었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팔공산 야영 및 낙동강 수련활동에 대한 폐지 요청이 200건 이상 등장했다. 대부분의 교사는 '교육 효과가 미미하고 안전사고 등에 대한 책임은 교사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AI 디지털 교과서 사용과 관련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고 로그인 및 기기 준비 등에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 거론됐다.
노조 관계자는 "더 이상 스승의 날은 감사와 축하의 형식에 머물러선 안 되며 교사들이 처한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는 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교사들이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수업과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조는 앞으로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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