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덴·파나히·링클레이터…그들이 칸에 모인다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오는 13일 개막해
한국 작품 없지만 경쟁 부문 역시나 풍성
거장 다르덴 형제 올해도 칸 출석 도장
자파르 파나히, 쥘리아 뒤쿠르노 등 합류
장 뤼크 고다르 다룬 '누벨바그' 등 관심
조핸슨·패틴슨 등 할리우드 스타도 집결
![[서울=뉴시스] 영화 '영 마더스'의 한 장면.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682_web.jpg?rnd=20250509171454)
[서울=뉴시스] 영화 '영 마더스'의 한 장면.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다르덴 형제, 자파르 파나히, 쥘리아 뒤쿠르노, 리처드 링클레이터, 웨스 앤더슨, 아리 애스터, 클레버 멘돈사 필류, 카를라 시몬, 요아킴 트리에, 린 램지. 올해 칸에는 한국 영화가 한 편도 없다. 그렇다고 이름만으로 시네필을 설레게 하는 최고 영화예술가들이 집결하는 행사를 놓칠 순 없다.
오는 13일 열리는 78회 칸국제영화제엔 칸이 사랑해마지 않은 감독, 파격적 연출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감독, 세월을 꿰뚫는 통찰을 보여줬던 감독, 장르를 비틀며 충격을 악니 감독, 단 두 편의 영화로 스타가 된 30대 감독, 감옥에 갇혀서도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의 새 영화 등이 경쟁 부문에서 관객을 만난다.
◇한국영화 없어도 최고만 모았다
칸에서 이들의 영화를 보지 않는 건 어쩌면 직무유기일지 모른다. 장 뤼크 다르덴과 장 피에르 다르덴, 다르덴 형제다. 1999년(로제타)과 2005년(더 차일드) 두 차례 황금종려상 뿐만 아니라 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 등 칸에서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거머쥔 이들은 올해 '영 마더스'를 들고 왔다.
이 작품은 벼랑으로 내몰린 청소년 미혼모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그간 사회 약자를 통해 유럽 사회 고민을 특유의 리얼리즘을 통해 고민해왔다. '영 마더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완성된 영화로 추측된다. 수상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느덧 70대 중반이 된 그들이 계속 영화를 내놓는다는 게 관객에겐 그저 행복한 일이다.
![[서울=뉴시스] 영화 '알파'.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683_web.jpg?rnd=20250509171527)
[서울=뉴시스] 영화 '알파'.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감독 중 황금종려상을 받아 본 적 있는 건 세 사람이다. 먼저 언급한 다르덴 형제 감독이 세 명 중 둘이고, 다른 한 명이 바로 쥘리아 뒤쿠르노다. 2021년 '티탄'으로 최고상을 손에 넣었던 뒤쿠르노 감독은 올해는 에이즈에 걸린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알파'를 가지고 칸에 다시 왔다.
'티탄'은 황금종려상을 받긴 했어도 찬사 못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일부 매체와 비평가는 연출과 서사가 불필요하게 과장돼 있어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물론 과감하게 선을 넘어버리는 이 영화를 지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판타지에 가까웠던 '티탄'과 달리 현실적인 소재로 출발하는 '알파'에서 뒤쿠르노 감독이 또 한 번 선을 넘을지 지켜봐야 한다.
◇베니치아·베를린 이어 칸도 노리는 영화운동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받진 못했다. 그러나 2000년 베네치아에서 황금사자상을, 2015년 베를린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세계 최고 영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이번에 그가 들고 온 작품은 '심플 액시던트'로 우연한 사고로 얽힌 두 가족의 이야기.
![[서울=뉴시스] 영화 '심플 액시던트'.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684_web.jpg?rnd=20250509171610)
[서울=뉴시스] 영화 '심플 액시던트'.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 사회 환부를 후벼파는 것과 동시에 영화라는 매체의 가능성의 크기에 천착하며 숱한 걸작을 내놨던 그가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운동가이기도 한 파나히 감독은 2009년 반정부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6년 형을 받았고 20년 간 출국, 영화 제작, 언론 인터뷰 금지를 당했다. 2022년 7월엔 앞서 선고된 6년 형을 다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체포, 옥중 단식 투쟁을 하다가 2023년 2월 풀려났다.
◇최애 감독 다 모였다
칸 수상 경력은 없지만 자기만의 영화 세계를 인정 받은 이들도 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웨스 앤더슨, 아리 에스터 등이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이른바 '비포' 3부작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진 연출가. 올해 그는 '누벨바그'를 들고 칸에 왔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프랑스 누벨바그에 관한 얘기다. 장 뤼크 고다르가 '네 멋대로 해라' 등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영화 '누벨바그'.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685_web.jpg?rnd=20250509171649)
[서울=뉴시스] 영화 '누벨바그'. *재판매 및 DB 금지
특유의 미장센으로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일찍이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앤더슨 감독은 '페니키안 스킴'을 선보인다. 여섯 차례에 걸친 추락 사고와 숱한 암살 위협에서 살아 남은 거물 사업가 '자자 코다'가 딸과 함께 일생일대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첩보스릴러물이다. 스타 배우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감독답게 이번 작품도 초호화 출연진을 꾸렸다. 베니시오 델 토로를 중심으로 톰 행크스, 스칼릿 조핸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라이언 크랜스턴 등이 출연했다.
애스터 감독은 '유전'(2018) '미드소마'(2019) 딱 두 편으로 호러 스타 반열에 올랐다. 전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2023)에서 호러 요소를 일부 걷어낸 듯했던 그는 올해 칸에서 선보이는 '에딩턴'으로 또 한 번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팬데믹 초기 뉴멕시코주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한 가족의 갈등을 그린 블랙코미디물.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페드로 파스칼, 오스틴 버틀러 등이 나온다.
◇시네필은 다 아는 그 이름들
클레버 멘돈사 필류, 카를라 시몬, 요아킴 트리테, 린 램지 감독이 만든 작품도 눈여겨 봐야 한다. 2019년 '바쿠라우'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필류 감독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물 '시크릿 에이전트'로 돌아온다. 아직 이 작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려진 게 많지 않지만 '바쿠라우'에서 보여준 장르를 뒤트는 능력이라면 관객이 이전에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맛보지 못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거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687_web.jpg?rnd=20250509171724)
[서울=뉴시스]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재판매 및 DB 금지
카를라 시몬 감독의 '로메리아'도 놓칠 수 없다. 시몬 감독은 2022년 '알카라스'로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적이 있다. 가족을 주로 다뤄온 그는 이번에도 스페인 농촌을 배경으로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국내에도 팬을 가진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새 영화도 볼 수 있다. 복합적이고 복잡한 관계와 감정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그는 신작 '센티멘탈 밸류'로 가족을 해부한다.
2011년 '케빈에 대하여'로 전 세계 관객을 매료했던 린 램지 감독은 '다이, 마이 러브'로 돌아온다. '케빈에 대하여'는 뒤틀려버린 모자 관계와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한 트라우마를 담은 작품이었다. '다이, 마이 러브'는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정신 질환과 사랑의 경계에선 여성의 내면을 탐구해 들어가는 심리 드라마다.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런스와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했다.
이밖에도 '퍼스트 카우'(2019)를 만들었던 켈리 라이카트 감독이 '마스터마인드'로,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르누아르'를 선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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