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난 ○○처럼 생겼어"…또 시작된 '연예인 악플읽기'
![[서울=뉴시스] 박효준. (사진=유튜브 채널 '버거형' 캡처) 2025.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014_web.jpg?rnd=20250509101023)
[서울=뉴시스] 박효준. (사진=유튜브 채널 '버거형' 캡처) 2025.05.0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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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심술난 고환처럼 생겼어."
상처로 남을 법한 이 말을, 배우 박효준은 웃으며 읽었다. 최근 본인의 유튜브 채널 '버거형'에서 선보인 '악플 읽기' 콘텐츠 속 장면이다.
영상은 박효준의 선서로 시작된다. "구독자들이 남긴 소중한 악플을 읽으며 삐지지 않겠습니다. 화내거나 삐지면 유튜브 계정을 삭제하겠습니다."
악플을 하나씩 읊조리던 그는 "임팩트가 세지 않다"며 태연하게 웃었다. 영상에는 '여러분들 분발하세요'라는 자막까지 등장했다.
상처가 될 법한 말을 농담으로 넘기는 그의 태도는 시청자에게 통쾌한 해방감을 줬다. "너무 재밌어" "역시 성격 좋은 버거형"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중은 본능적으로 자극적이고 솔직한 콘텐츠에 끌린다"며 "거칠고 직설적인 악플을 읽는 연예인을 보며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고, 오히려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설리. (사진=JTBC '악플의 밤' 방송 캡처 ) 2025.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242_web.jpg?rnd=20250509133043)
[서울=뉴시스] 설리. (사진=JTBC '악플의 밤' 방송 캡처 ) 2025.05.0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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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악플을 직접 읽는 포맷은 10여 년 전 미국 ABC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이를 본뜬 JTBC 예능 '악플의 밤'이 2019년 방영되며 화제를 모았다. 스튜디오에서 연예인이 직접 악플을 읽고 반응하는 방식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하지만 출연자 설리의 사망 이후, '악플을 가볍게 소비했다'는 비판이 불거지며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악플 읽기' 콘텐츠가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컨츄리꼬꼬' 출신 신정환은 유튜브에서 "신정환 촐싹대는 게 아직도 밥맛이다"라는 댓글을 읽고 "저 다이어트 홍보대사 시켜주세요"라고 받아쳤다. 이어 "밥은 드시지 말고 반찬만 드세요. 혈당 관리 잘 하시고요"라며 악플러를 향해 농담조의 응수까지 덧붙였다.
개그맨 김영철 역시 자신의 유튜브에서 "너무 억지스럽고 식상하다"는 댓글에 "제가 신선함은 없죠"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걸그룹 에이핑크의 '1도 없어'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영철은 1회차용, 가끔 한번만 재밌다. 계약 파기될 듯"이라는 비난엔 "무슨 소리야, 오늘 계약했어!"라고 되받아쳤다. 장난스러운 장면 뒤, 그의 스태프는 눈물을 훔쳤다. 김영철은 조용히 말했다. "내가 안 속상한데 왜 그래?"
![[서울=뉴시스] 신정환(위), 김영철.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고정해' '김영철 오리지널' 캡처) 2025.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09/NISI20250509_0001838309_web.jpg?rnd=20250509142027)
[서울=뉴시스] 신정환(위), 김영철.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고정해' '김영철 오리지널' 캡처) 2025.05.0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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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최근 악플을 단순한 비판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콘텐츠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흐름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며 "이런 방식은 주목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악플 자체를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연예인이 악플을 읽으며 상처를 입지 않고, 이를 이득의 프레임으로 받아들이고 콘텐츠화한다면 꽤 좋은 대응 전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획사나 타인의 기획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악플 읽기를 하는 경우, 심리적으로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자발적인 경우라 해도 장기간 악플에 노출될 경우 냉소, 분노 등의 부정 감정이 쌓일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36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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