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병3, ENA와 함께 성장…군 부조리 사라지길"

민진기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신병' 시리즈는 지니TV·ENA와 동반 성장하고 있다. 군대를 소재로 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지만, 시즌제를 거듭할수록 채널 한계도 느낄 법 하다. 시즌1~2(2022·2023)는 장삐쭈 작가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했다면, 최근 막을 내린 시즌3는 새 이야기로 꾸려 전환점이 됐다. 시청률은 2~3%대로 화제성에 비해 높지 않았는데, 민진기 PD는 "ENA 채널과 함께 성장해 의미있다"고 짚었다.
"tvN에 11년 정도 있었고 전성기를 함께 했다. '롤러코스터' '푸른거탑' '꽃보다 할배' 'SNL 코리아' 등이 나올 때였다. ENA와 tvN 궤적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 그때의 tvN을 보는 것 같다. 당시 tvN 포트폴리오가 다양했고 어떤 채널보다 색깔이 다채로웠는데, ENA에서 그런 느낌이 느껴졌다. 오히려 신병이 채널 성장과 함께 해 의미있다. ENA 성장에 일조하고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다."
신병3는 상병을 향해 달려가는 '박민석'(김민호)의 군생활을 그렸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동준은 글로벌 스타 출신 신병 '전세계', 김요한은 폐급 신병 '문빛나리', 오대환은 중대장으로 합류했다. 개그우먼 이수지는 시즌2에 민석 누나 '박민주'로 특별 출연했는데, 시즌3에선 정규 캐릭터로 활약했다. '최일구'(남태우)와 '오석진'(이상진), '노희정'(조진세), '김상훈'(이충구), '임다혜'(전승훈)는 시즌1·2에 이어 함께 했다.
시트콤, 코미디쇼 등처럼 집단 창작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개그콘서트' 출신 윤기영 작가를 포함해 4명이 집필했다. 여성인 강고은 작가가 균형을 잡아줬고, 개그맨 임재백도 힘을 보탰다. 민 PD는 "시트콤 요소를 강화하는 장치였다. 단순한 군대 드라마에 국한되지 않고 시즌제로 확장되길 바랐다"며 "윤 작가가 개콘 출신이라서 코미디가 센 데,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서 여성 작가를 투입해 남녀 밸런스를 맞췄다. 내부적으로 웃음 허들이 높았고, 재미없으면 극본을 내놓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플랫폼 특성을 고려했다. 요즘은 본방 시청 데이터가 나오기 쉽지 않아 끊임없이 사건이 발생하고 다음 회차가 궁금해야 시청량을 확보할 수 있다. 시즌3가 성공하느냐에 따라 시즌제가 계속 갈 수 있었다. 시즌을 연속해서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세팅해야 해 '성윤모'(김현규)를 복귀시켰다. 시즌2와 연결 고리가 되는 인물 아니냐. 성윤모야 말로 장삐주 작가의 신병에서 가장 임팩트 강한 인물이다 보니, 시즌3에 나올 때 그 점을 많이 고려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남태우(왼쪽부터), 김동준, 김민호, 민진기 감독, 오대환, 김현규가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 세인트에서 열린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3'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4.07. jini@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4/07/NISI20250407_0020763210_web.jpg?rnd=20250407143252)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남태우(왼쪽부터), 김동준, 김민호, 민진기 감독, 오대환, 김현규가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 세인트에서 열린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3'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4.07. jini@newsis.com
새 캐릭터가 많이 등장, 박민석의 존재감은 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문빛나리는 박민석처럼 어리버리해 겹쳐 보이곤 했다. 민 PD는 "모든 시리지는 박민석 시점으로 시작한다. 어떤 역할을 더 하고 서사를 더하지 않아도 신병이 곧 박민석"이라면서도 "시즌3에선 다른 캐릭터가 활약하려면 원년 멤버 깔아줘야 했다. 김민호씨가 맏형이라서 자신을 희생했고, 현장에서 다른 캐릭터가 살 수 있도록 했다. 극중 박민석은 여전히 사고뭉치이지만, 바깥에서는 '많이 성장했구나' 싶었다. '김민호는 이제 진짜 주연배우가 됐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극찬했다.
시즌4 제작을 확정한 상태다. 윤 작가는 "시즌3 엔딩에서 신병과 박민석이 관계성을 가지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시즌4는 박민석 위주로 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민 PD는 "박민주와 '임성민'(남민우) 로맨스도 더 풀어야 한다"면서 "이수지씨가 '결혼까지 시켜주는거냐'고 해 '쌍둥이 낳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웃었다.
촬영 당시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해 당황했을 터다. 민 PD는 "찍고 있을 때 그런 상황이 생겼는데, 일단 시작했으니 잘 마무리해야 했다. 신병을 통해 상처 받은 군인들이 열심히 하는 걸 알아주지 않을까 싶었다"며 "'자녀가 군대에서 하늘나라로 갔는데 최일구가 전역하는 걸 보고 많이 울었다. 최일구 병장처럼 건강히 전역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있더라. 군인들이 국가적으로 의기소침했을텐데, 신병을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윤기영 작가
신병 스핀오프 극장판으로 관객들도 만날 예정이다. 민 PD는 "신병 IP가 플랫폼을 넘나들고, 글로벌 콘텐츠로 진화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며 "신병 번외편도 한 번 해볼까 했는데 길게 하기는 쉽지 않다. 육군 보병이 일반화 돼 있지만, 해군도 시도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군대는 각자 경험치를 탑재한 분들이 많다. 기억 속에 묻은 이야기를 파낼 수 있는 콘텐츠"라며 "공감을 기본으로 코미디를 했을 때 타율이 높은데, 그 속성 안에서 터뜨릴 수 있는 게 많아서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군대 콘텐츠 한 길만 파는 이유요? 많은 창작자가 욕심을 내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들어오기 쉽지 않다. 누군가는 이 콘텐츠를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병영 문화를 개선한다고 해도 안 되는데, 신병을 통해 군대 부조리가 사라지길 바란다. 문빛나리가 군화 끈을 풀어서 죽으려고 할 때 성윤모가 위로하고, 최일구는 함께 불침번을 서면서 오매듭을 묶어준다. '매듭 5개를 풀면서 다섯 번의 생각을 바꾸라'는 뜻인데, 선임이 어떤 상황이든 말 한마디 해주면 저런 일이 없지 않을까. 신병이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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