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K팝팬 기후운동 알린 케이팝포플래닛 김나연 "'아티스트·지구 사랑' 감정은 강하죠"
'2025 음악 지속가능성 서밋'에 팬 대표 유일 연사로 참석
![[서울=뉴시스]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 캠페이너 '2025 음악 지속가능성 서밋(Music Sustainability Summit)' 발표 모습.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4/16/NISI20250416_0001819188_web.jpg?rnd=20250416134213)
[서울=뉴시스]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 캠페이너 '2025 음악 지속가능성 서밋(Music Sustainability Summit)' 발표 모습.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중학교 2학년 때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로 행동에 나선 다음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로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출범한 케이팝포플래닛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케이팝(K-POP) 팬들이 뭉친 단체다. 각국의 케이팝 팬들과 함께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촉구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앨범 쓰레기 문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실태 등을 공론화한 점을 인정받고 있다.
작년 10월 기후변화센터가 선정한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 청년 부문 받았다. 앞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 이다연과 누룰 사리파(인도네시아)를 2024 기후100인(Climate 100 List 2024)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다연 캠페이너는 지난해에도 '2023 BBC 여성 100인'에 선정됐다.
최근엔 김나연 캠페이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2025 음악 지속가능성 서밋(Music Sustainability Summit)' 본회의에 팬을 대표하는 유일한 연사로 주목 받았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이 서밋은 음악 산업의 구조적인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아티스트뿐 아니라, 공연장, 기획사, 에이전시, 음반제작사,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 산업 전반의 관계자들과 기후 과학자, 지속가능성 전문가들이 모인다.
행사는 미국 및 글로벌 음악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출범한 비영리 연합 MSA(Music Sustainability Alliance)가 주최했다.
서밋에서 팬을 업계에 소개하는 것은 케이팝포플래닛이 처음이었다. K-팝 영향력이 글로벌로 확대된 데다 음악 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팬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MSA가 이 단체를 공식 초청했다. 얼마 전 세계적인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의 친환경 내한공연이 화제가 된 것과 맞물려 케이팝포플래닛의 이 같은 행보도 조명됐다.
다음은 미국에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김 컴패이너를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나 나눈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결성한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환경파괴적인 앨범 중복구매 상술 중단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엔터사들이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고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상술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케이팝포플래닛 제공)2025.01.1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1/16/NISI20250116_0020664634_web.jpg?rnd=20250116160229)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결성한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환경파괴적인 앨범 중복구매 상술 중단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엔터사들이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고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상술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케이팝포플래닛 제공)2025.01.1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K-팝 팬들이 스스로 모여서 같이 행동하고 또 여러 성과들을 만들어내는 게 '새로웠다'고 해주셨어요. 팬들이 스스로 움직여 만들어내는 서스테이너빌리티를 미국 팝 문화 쪽에도 알려서 다른 음악 장르의 팬들도 같이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K-팝의 선례를 알리고 싶다'면서 초청을 해주셨죠."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 기후행동을 위해 뭉친 팬들'을 주제로 정한 이유는요.
"서밋에 모이시는 분들이 전부 업계 사람들이다 보니까 '팬들의 힘'을 제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팬들이 뭉쳤을 때, 팬들이 함께 목소리를 냈을 때 '이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죠. 이미 저희는 짧은 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진행한 캠페인을 많이 갖고 있거든요.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 대기업을 상대로 한 캠페인을 통해 이미 K팝 팬들의 힘을 보여줬죠. 최근 국내 산불 피해 관련 팬들의 기부에 대해선 놀라더라고요. 이번 서밋에 팬 자격으로 유일하게 참여한 만큼 '팬들을 업계 동료처럼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어요. 마냥 소비자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위해 같이 가는 동료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거죠. 글로벌 업계는 이미 팬들이랑 같이 활동을 하는 것에 많이 열려있는 분위기더라고요. 빌리 아일리시와 콜드플레이 투어가 그렇고, 지속가능한 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NGO인 리버브(Reverb)가 팬들을 상대로 지속가능성 조사를 하고 발표를 하는 것도 한 예죠. 콘서트 관람 이동을 할 때 탄소를 줄이기 위해 교통수단을 제공하거나 차를 빌려서 팬들이 같이 이동하는 것도 활성화 돼 있죠. 한 대형 투어 회사와 지속 가능한 K-팝 투어를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K-팝 팬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건 어떤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까?
"사실 팬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잖아요. 빠순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기도 하고 맨날 돈만 쓰는 애들로 취급 받기도 하고. 근데 이번 탄핵 시위도 인식을 바꾸는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팬들은 원래 사회적 문제나 이슈에 관심을 갖고 계속 얘기를 했었는데 무시를 당하다가 탄핵 집회에 나와서 응원봉을 든 게 이슈가 되면서 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케이팝포플래닛 MSS 초청도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K-팝 업계 사람들이 보기엔 '새로운 충격'이 되겠다고 생각해요. K-팝 팬들에 대한 인식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된 거죠. 사실 아직까지 K팝 기획사들과 관계에선 벽에 얘기하는 느낌이 들기는 해요. 이런 공개적인 자리 발언으로 K팝 기회사와도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밋 현장에서 들었던 내용 중 특히 인상적인 논의가 있었습니까?
![[고양=뉴시스] 세계적인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LIVE NATION PRESENTS COLDPLAY : MUSIC OF THE SPHERES DELIVERED BY DHL)'을 펼치고 있다. 당일 5만명이 운집했다. 그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콘서트를 연 스타들의 콘서트 수용인원은 3만명 안팎이었는데, 콜드플레이의 국내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콜드플레이는 18·19·22·24·25일에도 같은 무대에 오른다. 총 여섯 차례 공연으로 30만명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내한공연 중 최대 규모로 최다 회차, 최다 관객 기록이다. (사진 =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4/17/NISI20250417_0001820251_web.jpg?rnd=20250417113533)
[고양=뉴시스] 세계적인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LIVE NATION PRESENTS COLDPLAY : MUSIC OF THE SPHERES DELIVERED BY DHL)'을 펼치고 있다. 당일 5만명이 운집했다. 그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콘서트를 연 스타들의 콘서트 수용인원은 3만명 안팎이었는데, 콜드플레이의 국내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콜드플레이는 18·19·22·24·25일에도 같은 무대에 오른다. 총 여섯 차례 공연으로 30만명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내한공연 중 최대 규모로 최다 회차, 최다 관객 기록이다. (사진 =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K팝을 비롯해 대중음악은 상업적인 속성을 버리기는 힘들죠. 음반 판매량을 늘리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만 하기는 힘들 거 같아요. 그게 음악을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니까요. 다만 케이팝포플래닛이 얘기해온 것처럼 판매 방법과 소재, 마케팅 측면에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고민은 당연히 해야 하죠. 현재 K팝 기획사는 어떤 고민을 가장 해야 할까요?
"사실 저도 NCT 드림 팬으로서 성적이 더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 솔직히 있거든요. 그런데 엔터사들이 지속 가능한 방향에 대해서 고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팬들이 필요 이상으로 중복 구매를 하고 있잖아요. 앨범이 굿즈처럼 된 상황에서 한 명이 몇십 몇백 장씩 산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포토카드 랜덤 등 중복 구매를 부추기는 판매 방식엔 어떻게든 변화가 있어야 해요."
-케이팝포플래닛에 점차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어요. 캠페이너님은 그 무게감을 언제 가장 느꼈나요?
"이번 서밋이요. 내로라하는 글로벌 음악 업계의 분들이 모인 자리잖아요. 빌리 아일리시, 테일러 스위프트 레코딩 그룹인 유니버설뮤직그룹 관계자, 아일리시 모친이자 환경운동가인 매기 베어드(기후·식량 문제 관련 비영리단체 '서포트 + 피드(Support + Feed)'의 창립자), 스포티파이 관계자 분도 오셨고요. 그런 관계자들이 다 모여 서스테이너빌리티를 논하는 자리에 케이팝포플래닛이 초청됐으니 'K-팝 팬들의 활동과 힘을 전 세계에서 집중하구나'라는 게 느껴져서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K-팝 팬들의 활동이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만큼 K-팝 업계도 우리들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같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팬들은 얘기 나눌 준비를 계속 하고 있으니까요."
-만 14세 때부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을 시작하셨다고요.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가요?
"6년 전에 지구의 평균 기온 1.5도 관련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처음 알게 됐어요. 그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지구가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고 우리가 지금처럼 살 수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죠. 제가 중2 때였는데 그 때 남은 시간이 7년 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고작 제가 스무살이 넘어서 티핑포인트를 넘어선다는 게 너무 무서웠죠. 그래서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청소년 기후 행동'에 들어가 기후 행동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진짜 무서워하는 기후 위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저만큼 무서워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고민이 들기 시작한 거예요.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행동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케이팝포플래닛을 만나게 됐고, K-팝 팬들이랑 함께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를 더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캠페이너 돼서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죠."
![[서울=뉴시스]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 캠페이너 '2025 음악 지속가능성 서밋(Music Sustainability Summit)' 발표 모습.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4/16/NISI20250416_0001819187_web.jpg?rnd=20250416134151)
[서울=뉴시스]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 캠페이너 '2025 음악 지속가능성 서밋(Music Sustainability Summit)' 발표 모습.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팬 입장에선 앨범을 사야 하는데 탄소 배출이 또 걱정되고…. 계속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되게 많았는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을 하면서 직접 목소리를 내고 하다 보니까 '많이 중화됐다'고 할까요. 저처럼 딜레마가 있는 사람들이 함께 활동해서 딜레마도 없애고 기후 위기에 같이 대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작년에 대학에 입학을 했는데 전공으로 전기전자공학을 택했다고요?
"어릴 때부터 기후위기 관련 에너지 전환 문제가 기술적으로 해결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제가 거기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택한 전공이에요."
-김 캠페이너처럼 K-팝 팬들은 무엇을 하든 열정적인 것 같아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사랑한다'는 감정이 되게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티스트를 사랑하고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사랑하고… 이런 감정이 모여서 또 공통 분모를 만드는 거잖아요. 거기에서 오는 결집력, 응집력도 있고요. 서로 공감하며 뭉쳐서 더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행동하면서 열정이 생기지 않나 생각해요. '뭔가를 사랑한다'라는 감정이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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