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한 사자가 주택 침입…케냐 14세 소녀 습격

【런던=AP/뉴시스】 9일 런던 동물원에서 암사자 자매들인 하이디, 인디, 루비가 물에 잠긴 공에 온 관심을 쏟고 있다. 2018. 8. 9.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케냐 수도 인근에서 국립공원을 탈출한 사자가 주택에 침입해 14세 소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탈출한 암컷 사자가 인근 민가로 내려와 울타리를 넘어 집 안까지 침입했다.
이 과정에서 집 안에 있던 피스 므웬데(14)가 사자의 공격을 받았고, 함께 있던 친구는 가까스로 대피해 당국에 신고했다.
이 소녀들이 사자를 자극하는 행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케냐 야생동물보호국(KWS)은 음바가티강까지 이어진 혈흔을 추적했고, 상처를 입은 므웬데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자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KWS는 사자 포획을 위해 덫과 전기 울타리, 동물의 움직임을 알리는 인공지능(AI) 조기경보 시스템을 설치하고 수색팀을 투입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은 나이로비 도심에서 약 9.6㎞ 떨어진 곳에 있으며, 사자, 치타, 표범, 기린, 버펄로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공원은 대부분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으나, 남쪽은 개방돼 있어 동물들이 공원 안팎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다.
최근 케냐에서는 이처럼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전날에는 케냐 니예리 카운티의 숲에서 가축을 방목하던 54세 남성이 코끼리에 공격받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케냐 당국은 "생태계에 대한 압박 증가, 야생동물 서식지에 대한 인간의 침입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자의 경우 서식지에서 먹이가 줄어들고 국립공원 주변에서 인간 활동이 증가해 방향 감각을 잃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코끼리 사고의 경우 남성이 숲에 들어가 서식지를 침범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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