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B·LGU+, 연내 통합 시청데이터 플랫폼 정식 서비스
IPTV "기존 시청률 조사 '패널 기반 방식, 유료방송 대표 어려워"
방송학회 "IPTV, 1800만 가입자 셋톱박스 기반으로 조사…더 정확"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는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IPTV 3사 통합 시청데이터 플랫폼을 공동 구축하고 연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전국 17개 시도 가입자의 셋톱박스(STB) 시청 로그를 기반으로, ▲도달자 수(10초 이상 시청한 가입자 수) ▲평균 시청 시간 ▲시청 시간 점유율 ▲도달률 등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기존 시청률 조사는 패널 기반의 표본 조사 방식으로, 표본은 약 4000가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600만에 이르는 유료 방송 가입자를 대표하는 데이터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패널 1가구당 약 9000가구를 대표하는 만큼 시청률 왜곡 우려도 제기됐다.
KT는 IPTV를 비롯해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 케이블방송(kt HCN)을 모두 제공하면서 140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7월부터 그룹 미디어 시청데이터를 활용한 웹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주문형 비디오(VOD), 실시간 채널 등의 시청 성과 분석과 편성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방송 콘텐츠의 흥행 여부를 사전에 분석할 수 있는 ‘시청률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시청률 예측 모델은 채널 운영(kt ENA), 지역 채널 편성(kt HCN) 등 방송 계열 그룹사에서 활용 중이다. 연령, 성별, 지역에 따른 시청자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실제 셋톱박스 수를 집계하는 만큼 시청량이 적은 채널도 명확한 성과 측정이 가능하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이날 한국방송학회가 주최로 열린 ‘방송·광고의 새로운 성장과 상생: 미디어 시청데이터에서 답을 찾다’ 세미나에서는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이 한계가 지적되며 IPTV 3사가 추진하는 통합 시청데이터 플랫폼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성윤택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수석연구위원은 기존 시청데이터 방식의 미흡점을 지적했다. 조사 샘플이 제한적이어서 중소 채널의 경우 시청률이 ‘0’으로 집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IPTV 통합 시청데이터는 1800만 가입자(셋톱박스)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시청률 조사가 집계할 수 없었던 시청행태, 광고노출 현황을 정밀히 측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수석연구위원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방송환경에서 IPTV 셋톱박스에 기반한 시청데이터는 방송은 물론 광고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는 ‘IPTV 시청데이터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연구결과를 내놨다.
황 교수는 최근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 연구팀에서 진행한 IPTV 3사의 셋톱박스 기반 시청시간 측정데이터가 기존 이용자 패널 기반 시청률 조사방법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셋톱박스 로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청채널 일치율을 나타내는 ‘경로인식도’ ▲실제 시청시간과 기록간 차이를 의미하는 ‘총오차’ ▲기존 시청점유율 검증연구에서 적용한 ‘시간인식 허용오차 통과율’ 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로인식도는 약 97~99%(기기 오류 모델 제외)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총오차는 기존 패널 기반조사보다 낮게 나타났다. 시간인식 허용오차 통과율의 경우 IPTV 3사 모두 98% 이상을 기록했다.
황 교수는 "IPTV 셋톱박스 기반 시청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시청률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의 시청시간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 미비점 등을 보완한다면 정교한 미디어 이용행태 분석과 이에 기반한 맞춤 서비스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병석 한국IPTV방송협회 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IPTV 셋톱박스에 기반한 시청데이터의 신뢰도를 검증한 첫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IPTV 통합 시청데이터를 통해 국내 미디어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소 방송사업자들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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