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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업 '대화합'…SK가 울산 장미축제에 진심인 이유

등록 2025.05.22 09:20:00수정 2025.05.22 1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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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방문객 478만명…올해도 16만명 예상

최종현 선대회장 시작…IMF때도 공원 조성

1020억 투자 후 기부…축제도 19년째 동행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지난해 ‘제16회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의 모습. 2024.05.2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지난해 ‘제16회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의 모습. 2024.05.22. bbs@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20년간 울산 지역 축제를 개최해 눈길을 끈다.

SK그룹 석유사업의 모태인 울산과 공존하겠다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의지가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울산시와 SK이노베이션 주관으로 장미 축제가 시작됐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2006년 시작해 세월호 추모와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3년을 제외하고 17회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 축제를 다녀간 누적 방문객만 478만명으로 올해도 16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기업이 광역시 한 가운데 대형 공원을 조성하고, 매년 예산을 투입해 축제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SK그룹과 울산시 사이의 깊은 인연에서 출발한다.

SK는 1968년 울산시 우정동에 울산직물을 설립하며, 울산에서 사업에 뛰어든다. 이어 1974년에는 울산에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웠고, 1980년에는 울산 소재 유공까지 인수하며 현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토대를 닦았다.

이에 최종현 선대회장은 '공원 기부'라는 뜻밖의 선물을 지역사회에 돌려주기로 했다.

최 선대회장은 "30년간 SK를 사랑해준 시민들과 이윤을 나누고 싶다"며 1997년 울산대공원 조성에 나섰다.

그러나 선대회장 의지와 달리 공원 조성은 의외로 순탄치 않았다.

울산대공원 착공 직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최 선대회장이 1998년 8월 타개했다.

그러나 선대회장에 이어 SK그룹을 이끈 최태원 회장은 "울산 시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공원 조성에 속도를 냈다.

당시는 SK그룹이 41개 계열사 중 절반에 가까운 회사를 떼어내 계열사를 20개 안팎으로 줄여야 했던 시기다. 최 선대회장은 산소호흡기를 달고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할 정도로 그룹 전체가 위기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SK의 울산대공원 공사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울산대공원은 SK이노베이션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1020억원을 들여 완성했다.

울산대공원은 2002년 4월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1차로 개장한 뒤, 2006년 4월 2차 개장에 나서며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이 공원은 뉴욕 센트럴파크(103만평)보다 큰 110만평에 펼쳐진다.

1차 개장 때는 건강과 휴식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 개장에선 체험과 학습 기능을 더했다.

1만평 부지에 만들어진 장미 계곡(현 장미원 일대)에는 110만 장미가 만개했고, 어린이 동물 농장도 4500평, 테마초화원 1만3000평 등 자연학습지구를 조성하는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꾸몄다.

현재도 축제가 열리는 장미원, 물놀이 시설인 아쿠아시스, 동물원, 농구·풋살을 즐길 수 있는 체육 시설, 파크골프장 등을 통해 울산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의 지역 환원이라는 진정성을 높게 산 울산시는 SK 지원군 역할도 자처했다.

미국 사모펀드 소버린 자산운용이 2003년 SK㈜ 지분 14.8%를 인수하며 경영권 분쟁에 나섰는데, 이때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가 SK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사기 운동'을 벌이며 SK 지원에 나선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0년간 전국 단위 축제를 여는 것은 어지간한 각오가 아니고선 지속하기 힘들다"며 "예산과 관심을 꾸준히 투입하는 것은 물론 지역에 기업 이윤을 환원하겠다는 SK의 진정성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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