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시리아더러 '스파이 유품' 넘겨주라고 했을까?
이스라엘 6일 전쟁 승리 결정적 기여
시리아에서 공개 처형 뒤 유해 사라진
유명 스파이 코헨의 유품 수천 점 공개
![[AP/뉴시스]이스라엘 총리실이 지난 18일(현지시각) 공개한 문서에 유명 스파이 엘리 코헨의 사진이 올라 있다 2025.5.20.](https://image.newsis.com/2025/05/19/NISI20250519_0000349837_web.jpg?rnd=20250520070030)
[AP/뉴시스]이스라엘 총리실이 지난 18일(현지시각) 공개한 문서에 유명 스파이 엘리 코헨의 사진이 올라 있다 2025.5.2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이 19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하고 시리아의 골란 고원을 이스라엘이 점령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스파이 엘리 코헨이 이스라엘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코헨은 1960년대 초 사업가로 위장해 시리아에 잠입한 뒤 시리아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를 쌓고 시리아의 군사체계, 소련과의 관계, 지도부 내부의 권력 다툼 등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했다.
1965년 시리아에 적발돼 공개 처형된 코헨은 그동안 이스라엘 정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해가 발견되지 않아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한 상태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지난 18일(현지시각) 코헨이 시리아에서 활동할 당시의 관련 문서와 개인 물품 수천 점을 입수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확보된 2500여 점의 자료에는 코헨이 첩보 활동 중 사용한 문서와 사진, 그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정보, 자택에서 가져온 개인 소지품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보낸 자필 편지 등이 포함돼 있다.
총리실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우방국 정부와 협력해 이 자료들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어느 국가가 도움을 줬는지, 정확히 언제 자료를 확보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입수했는지 등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코헨의 유품 확보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바이 방문 중 국제사회 복귀를 모색하는 시리아의 아흐메드 알샤라 대통령을 만난 직후에 나왔다. 이 회담에서 트럼프는 알샤라에게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코헨은 1924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시리아계 유대인 부모 아래 태어났다. 그는 1957년 이스라엘로 이주했고, 3년 후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에 합류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스파이로 파견된 그는 ‘카멜 아민 타아벳’이라는 이름의 사업가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시리아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수집한 첩보를 모스 부호를 사용해 본국에 보냈다.
1965년 1월 시리아군이 코헨이 보낸 메시지를 가로채면서 체포돼 한 달 가까이 고문을 당한 뒤 재판을 거쳐 그해 5월 처형됐다. 다마스쿠스의 마르자 광장에서 공개 교수형으로 처형됐으며 한 동안 시신이 매달린 채로 방치됐었다.
모사드는 코헨의 유품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8년 까다로운 작전을 통해 그가 사용하던 손목시계를 회수한 적도 있다.
코헨의 부인 나디아 코헨이 오래도록 남편 유해를 찾아 정식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코헨의 딸 소피 벤도르는 19일 이스라엘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유해를 찾는 일이 “국가가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도덕적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유품들이 코헨의 유해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을 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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