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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16일 협상대표 살펴보니…강성 민족주의자 vs 크름 출신 국방장관

등록 2025.05.16 11:04:53수정 2025.05.16 12: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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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딘스키, 러 민족 특수성 주장 '극우'

우메로우 러 박해받은 타타르족 출신

양자 협의 난망…'마지막 변수' 트럼프

[이스탄불=AP/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의 러시아 측 협상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보좌관이 1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16.

[이스탄불=AP/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의 러시아 측 협상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보좌관이 1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1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재개하는 평화 협상 대진표가 확정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무산됐으나, 양측은 전쟁 관련 자국 입장을 상징하는 인물을 대표로 내보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보좌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단장을 맡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16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측근 인사인 메딘스키 러시아 대표단장은 러시아 민족의 특수성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 민족주의자로 알려졌다.

문화부 장관을 지내면서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합병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를 구했다'고 기술한 학교 교과서를 저술했다.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는 러시아로부터 독립된 역사적 실체가 아니라 과거 오스트리아 제국이 만들어낸 관념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 옛 영토 수복' 선전의 틀을 잡았다.

전면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첫 협상 때도 대표단장을 맡았다. 당시 사실상 우크라이나 주권 포기에 가까운 병력 감축 및 영구 중립국화를 요구했다.

이에 맞서는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대표단장은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반도 출신의 국방장관이다.

그는 러시아가 학살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크름반도 내 이슬람 소수민족인 타타르인으로,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러시아 침공 1년여 뒤인 2023년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세르게이 레셴코 대통령실 고문은 우메로우 장관 임명에 대해 "크름반도에 대한 타협은 없을 것이라는 정치적 제스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2023년 9월7일(현지시간) 군 관계자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SNS 갈무리) 2023.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2023년 9월7일(현지시간) 군 관계자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SNS 갈무리) 2023.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방장관 취임 전인 2022년 협상에도 참여해 메딘스키 단장이 이끄는 러시아와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다. 이후에도 흑해 곡물협정, 대규모 포로 교환 등 복수의 대러시아 협상에 참여했다.

양국 대표단은 이르면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유의미한 성과 도출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딘스키 러시아 단장은 "우리는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안타깝게도 중단된 (2022년) 이스탄불 평화 프로세스의 연장선으로 간주한다"며 "(목표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년 전처럼 크름반도 합병 인정, 우크라이나 중립화 등 '갈등의 근본 원인' 주장을 의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메로우 단장을 이스탄불로 보낸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며 "영토 문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번 협상 의제 역시 30일간의 전면적 휴전이라는 입장이다.

마지막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가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푸틴과 내가 만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키스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특사 등 외교안보 최고위급을 16일 이스탄불에 투입한다.

루비오 장관은 "내일(16일)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 내가 틀렸기를 바란다"며 "유일한 돌파구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15일 푸틴 대통령이 수일 내 튀르키예를 찾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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