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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 47억달러 철강 어디로?…韓 철강업 발목 잡히나

등록 2025.02.11 10: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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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 없다"라고 밝혔다. 2025.02.1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 없다"라고 밝혔다. 2025.02.11.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의 미국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조치에 서명했다. 한국 철강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한국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명령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 없는 25%이고, 어디서 왔든 상관없이 모든 국가에 적용된다"고 강조해, 과거 적용됐던 모든 면세 조치가 새롭게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의 철강 수출액 중 미국의 비중이 최근 수 년간 연 평균 13%에 달한 만큼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동안 철강 수출 쿼터를 적용 받아 해당 물량만큼 미국 수출분에 대해 무관세 적용을 받았던 한국은 무관세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철강 수출의 21%(약 47억 달러)가 미국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지난 2018년 3월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바탕으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사정이 달랐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 유럽연합(EU) 등 미국과 중요한 안보 관계에 있는 우방국에 대해선 잠정적으로 관세를 면제하고, 대체 수단을 논의했다.

이에 한국은 수출량을 2015~2017년(383만t)의 70%(263만t)로 줄이는 대신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낮추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현재까지 계속 이어졌다.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 철강 제품은 2022년 253만t, 2023년 259만t, 2024년 277만t이다.

하지만 이번 관세 부과가 트럼프 예고대로 예외나 면제 없이 강행된다면 무관세였던 한국 기업들의 철강 제품에 25% 관세가 붙는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에 25% 관세를 내던 중국, 러시아 등은 50%로 세율이 오를 수 있다.

이번 트럼프 철강 관세의 이면에는 자체 철강과 알루미늄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해외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설립, 일자리 창출 등을 유도하려는 계산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유통되는 철강 제품 가격이 한국보다 20% 높아 국내 기업들에게 수익성 좋은 시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5% 관세가 적용되면 이런 수혜는 사라진다.

결국 한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제품을 주문해 미국으로 운송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미국 입장에서 한국산 철강의 수입 매력도는 반감될 조짐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와 비슷하게 주요국과는 쿼터 또는 저율할당관세로 협의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실제 협상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만에 하나 쿼터 폐지시 국내 철강업 피해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트럼프 정부가 철강 쿼터제를 실제로 없앨 수 있을지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표된 철강 관세 내용에는 기존 쿼터제를 유지하면서 관세 25%를 부과하는 것인지, 쿼터제를 없애고 관세 25%를 부과하는 것인지 정확한 입장이 들어있지 않다"며 "이 내용을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관세 부과가 한국 철강업계에 극히 부정적인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은 자체 철강 생산 능력이 내수 수요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준으로 알려졌다. 평균 수요는 연간 1억톤으로 자체 생산량은 8000만톤 정도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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