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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엔대사, "러의 안보리 의장은 만우절 농담"에 강력 반박

등록 2023.04.04 07:53:08수정 2023.04.04 07: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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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럽 주장과 달리 유엔헌장 준수, 역할 다할 것"

"우크라전쟁 관련 러입장과 가짜 뉴스 전파"설 일축

[모스크바=AP/뉴시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해 12월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권 강화의 기초로서 유라시아의 선택'이란 주제의 국제회의 기조 연설을 마친 뒤 연단에서 물러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27일 "러시아를 억제하려는 서방의 정책은 극도로 위험하며, 핵보유국들 간에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말했다. 2022.12.27

[모스크바=AP/뉴시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해 12월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권 강화의 기초로서 유라시아의 선택'이란 주제의 국제회의 기조 연설을 마친 뒤 연단에서 물러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27일 "러시아를 억제하려는 서방의 정책은 극도로 위험하며, 핵보유국들 간에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말했다. 2022.12.27

[유엔본부=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러시아의 유엔주재 대표 바실리 네벤지아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이 러시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순회 의장국이 된 것을 "만우절(4월1일) 농담"이라며 조롱하고 비난한 데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앞으로 의장을 맡아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깨뜨렸다고 비난 받는 유엔 헌장의 원칙들을 방어하는 임무를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앞서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안보리 의장국을 맡게 되면 틀림없이 그 자리를 이용해서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러시아의 계획을 선전하고 가짜 뉴스를 살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인들이 그런 짓을 시도할 때 마다 매순간 그것을 격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와 조셉 보렐 유럽연합 외교담당 수장은 러시아가 안보리 의장을 맡는 것은 최악의 만우절 농담이라는 말을 했다.

유엔 안보리 규칙에 따르면 의장국은 매달 영어의 알파벳 순서대로 15개 이사국이 돌아가며 맡게 되어 있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기자들에게 "유엔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이며 앞으로도 안보리의 규칙들은 변할 수 없다"고 말하고  러시아도 "정직한 중재자"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 의장은 대개 해당국의 외무장관,  어떤 경우에는 대통령들이 맡게 된다.  이번 회기에는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의장을 맡아서 4월 24일 열리는 "유엔 헌장의 원칙들을 지키면서 효과적인 다원주의 세계를 지키는 방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뿐 아니라 라브로프는 중동지역을 포함한 월례 회의도 주재해야 한다.  그 밖에 시리아를 비롯해 말리, 리비아, 예멘, 아이티, 르완다 콩고 등 아프리카 분쟁지역과 콜롬비아 등 지구촌 분쟁 지역들에 관한 회의도 있다.

네벤지아 러시아 대사는 미국대사가 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관련 가짜 뉴스 살포 등에 대해서 "서방측 주장"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일에 당장 비공식 안보리회의를 수집해서 미국과 서방 언론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러시아로 납치되어 갔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가짜 뉴스 살포에 대해 해명하고 납치설을 일일히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납치설이 문제가 된 것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지난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동 인권침해와 납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급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당국은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불법적으로 강제 납치했다는 주장에 대해 " 법적으로 무효이며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항의했었다.

[뉴델리=AP/뉴시스]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왼쪽),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AP가 양 장관이 각각 참석한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다. 2023.03.03.

[뉴델리=AP/뉴시스]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왼쪽),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AP가 양 장관이 각각 참석한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다. 2023.03.03.

하지만 AP통신이 지난 10월 자체 조사한 결과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입양명목으로 러시아에 데려가는 노력은 이미 그 당시에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 당시 8000명의 아동이 러시아로 강제 납치되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숫자는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제임스 카류키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러시아대사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 러시아는 국제법이나 유엔헌장의 가치를 논의할 입장이 아니라고 논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강제 침공했고, 이는 무력으로 국경을 다시 그릴 수 없다는 유엔헌장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위반한 것이다. 게다가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아동의 제도적 강제 납치혐의로 ICC에 기소되어 있다"며 그는 영국이 의장국이 되면 러시아의 악행을 낱낱히 밝혀 내겠다고 다짐했다.

러시아의 안보리 의장국 취임은 우크라이나와 발트 국가들에게도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일로 안보리는 "파산했다"고 비난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보리 규칙에 따르면 어떤 국제 문제에 직접 관여된 회원국은 의사 일정 참여에서 빠져야하는데 네벤지아 대사는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때 퇴장할 것인가를 묻자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노"라고 대답하면서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편을 드는 미국, 영국, 프랑스도 함께 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영국과 미국은 9월과 10월에 의장국을 연이어 맡았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의장국 지위의 합법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리고 가장 뜨거운 토론 주제일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토론에서 스스로 빠진다는 것도 누구도 요구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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