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남'·김문수 '서울' 공략…이 "극우 반동세력" 김 "이 방탄 독재" 신경전도 고조(종합2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등 주요 대선 주자들은 6·3 대선을 19일 앞둔 15일 4일 차 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고, 김 후보는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며 신경전도 이어갔다.
전날 부산·경남을 방문한 이 후보는 이날 전남 광양과 여수, 순천, 목포 일대를 훑으며 전통적 지지 기반 다지기에 주력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순신 호국 벨트' 일정의 둘째 날이기도 한 이날 이 후보는 충무공의 국난 극복 정신과 국민 통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첫 일정은 동서 화합의 상징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시작했다. 그는 광주, 대구 출신 청년들과 유튜브 생방송 대담을 했다. 광양에서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등 지방 균형 발전을 약속했고, 여수, 순천에서는 통합을 연신 외쳤다.
이 후보는 순천 유세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음 정부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저는 그 정부의 상징은 국민주권이라 본다. '국민주권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정부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통합의 정부"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 일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에서 마무리했다. 그는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최초의 평화적 정권 교체라는 위대한 일을 했다"며 "그 분이 열어준 민주주의 길, 정치 개혁의 길을 이어받겠다. 국민 대리인, 일꾼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과 김 후보도 직격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좀 웃긴다. (내란에) 잘못했다고 석고대죄 하고 앞으로 절대 안 그럴 후보를 내겠다고 해야 하는데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을 지휘한 정호영 (전 국방부 장관)을 선대위에 영입하려고 하고 내란 수괴 윤석열 1번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도 영입했다"며 "이것은 놀리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첫 일정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전에는 보수 정당인 척이라도 했는데 이젠 대놓고 극우 반동 정치 집단화되고 있다"며 "합리적 보수 인사들이 견디기 어려운 모욕적인 상황이 되는 것 같다"고 저격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에 사과한 데 대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이 말씀 저 말씀 하셔서 진정성이 있나 우려된다"며 "말로 하면 뭐하나. 실천과 행동이 중요하다. 즉각 윤석열 내란 수괴를 제명하라"로 요구했다.
이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의 경쟁인 것처럼 보이지만 비상식과 상식의 대결"이라며 "이제 상식 중에서 진짜 보수, 합리적 보수와 진짜 개혁, 진보적인 색채의 집단을 나눠 제대로 된 정치 질서가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전체 일정을 소화하며 경제·교육·외교 등 정책 행보에 집중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협의회 조찬 강연에 참석해, 민주당이 주도한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을 겨냥해 "제가 결정권자가 되면 반드시 이런 악법이 기업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고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후 신도림역에서 첫 출근길 거리 인사 유세에 나섰다. '김문수'와 '기호 2번'이 적힌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20여 분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이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회의에 참여한 뒤, 스승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교원조합으로부터 교육 공약 정책 제안서를 받았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주민직선제'에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나 '광역단체장 임명제'로 교육감 선출 방식을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오후에는 서울 중구의 주한미국 대사 관저에서 조셉 윤 주미대사 대리를 만나 한미동맹 강화,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안철수 의원을 만나 인공지능(AI) 및 의정 갈등 해결 방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이날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소속 의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법부 수호 및 민주당 규탄 대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선거법을 위반한 사람이 자기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공직선거법에서 관련 조항을 빼버린다고 한다"라며 "범죄자가 대법원장을 탄핵·특검하겠다고 하는 해괴망측한 일을 들어봤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선거가 아니라 독재를 막기 위한 거룩한 애국 행위"라며 "나라를 살리느냐, 아니면 독재 국가로 떨어지는 것을 방치하고 도와주느냐의 선택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후보 직속 '사법 독립 수호·독재 저지 투쟁위원회'를 구성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교대에서 '학식 캠페인'을 이어갔는데, 김 후보와 이 후보 모두에게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입을 열 때마다 본인 낙선운동을 가열차게 하고 계신다"라며 "빨리 본인의 한계를 자각하고 최소 중도화나 윤석열 전 대통령 제명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에게는 "경제 공약에 허점이 너무 많고, 기본적인 논리마저 갖추지 못했다"며 "토론을 회피하는 침대 축구 전략(을 펼치고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은 기자2025-05-15 21: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