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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국민의힘 '묻지마 임명장'…민주당 전 의원에게도

등록 2025.05.21 16:44:07수정 2025.05.21 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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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인지 알았더니 국민의힘서 보낸 문자"

"추천인, 누군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

한 교사에게 전달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사진=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 교사에게 전달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사진=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국민의힘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교사, 언론인 등에게 '묻지마 임명장'을 뿌려 논란이다. 국민의힘 당원이 아닌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을 받은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수원에 사는 A(60대)씨는 21일 오전 '제21대 대선 국민의힘 임명장'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문자메시지에는 "○○○님 안녕하십니까.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님의 임명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에는 A씨의 이름이 써 있었다.

링크를 누르면 나오는 임명장에는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본부 ○○○에 임명함"이라는 말과 함께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의 직인이 찍혀 있다.

A씨는 "스팸인줄 알고 눌러보지 못하다가 확인해보니 진짜 국민의힘에서 보낸 문자메시지더라. 추천인이 누군지 확인했는데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국민의힘과 연관이 없는데 이런 임명장을 받으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자메시지는 A씨뿐 아니라 교사, 공무원, 심지어는 민주당 소속 전 국회의원에게도 전달됐다. SNS에는 임명장 사진과 함께 임명장 남발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임종성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임종성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임종성 전 의원은 "저는 1987년 평화민주당 때 민주당에 입당한 사람이다.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더군다나 민주당 조직부총장 출신인 나한테 '조직본부장' 임명장을 보내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임명장은 도내 교사들도 다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이날 오후 "교사들에게 '무작위 임명장' 문자를 발송한 국민의힘은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라"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기지부는 "이날 오전 다수의 교사들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의로 발송된 '임명장' 문자 메시지를 수신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해당 문자에는 선거 조직에 임명되었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임명장 열람 링크, 후보자 홍보 웹페이지, 후원 링크까지 포함되어 있어 정치기본권이 없는 교사들에게 정치행위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기본권 보장은 물론 정당 가입, 정치적 의사 표현조차 엄격히 제한된 교사들에게 정당 선대위에 의한 임명장 문자 발송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교사 대상 문자 발송 경위를 즉각 공개하고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경로에 대해 명확히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사안을 엄중히 조사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신속히 규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공보실 관계자는 "국민의힘 명의 임명장이라고 해도 저희로부터 나간 건지 잘 모르겠다. 저희가 배포를 안 한 건데 다른 사람이 배포 할 수 도 있는 것이라서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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