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점검 명목 교사를 범죄자 취급?…경기 교원단체 반발
교사단체 "감시 아닌 존중 필요"

경기교사노조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요즘 교사들은 스승의 날 학생이 가져온 꽃 한 송이조차 받길 주저한다"며 "그럼에도 교사를 촌지나 받는 부패한 공무원처럼 취급하는 교육청의 행태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교육청 감사관 부서는 지난 15일 오후 시흥시의 한 고등학교에 사전 고지 없이 교무실에 들어와 복무점검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교무실 책상 위 자료들을 살펴보고, 캐비닛을 열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해당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수업 시작 전에 학생들이 교실 칠판에 "선생님 사랑해요", "축하해요"라는 메시지와 예쁜 그림을 그려 놓았으며 초코파이를 케이크 모양으로 쌓아 교사들에게 선물했다.
또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 박수를 치며 축하했고 일부 학급에서는 노래를 불러주는 등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기교사노조는 "2023년에도 도교육청의 부적절한 복무 점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며 당시 교사의 사생활 침해와 위압적 감사 방식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교육청의 반성과 개선 의지가 없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경기지부도 같은 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스승의 날은 교사의 노고와 헌신을 기리는 날임에도 도교육청은 이날을 '감시와 의심의 날'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점검이 공직기강 확립 차원의 일상적인 활동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러한 해명이 교사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도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 노조는 향후 교사 대상 감사 절차와 방식을 전면 개선하고 교사단체와의 상시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선거철을 앞두고 공직기강 해이를 우려해 최근 3년간 복무점검이 없던 학교 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라며 "학생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을 위한 예방적 점검으로, 행정처분 없이 계도로 마무리됐으며 현장에서도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안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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