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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커맨더?" 경기북부경찰 '현장책임자' 지정 용어 논란

등록 2025.05.19 13:08:09수정 2025.05.19 13: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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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책임자 '커맨더(Commander)' 사용해 무전 보고

지구대·파출소 "굳이 불필요한 보고 만들어…탁상행정"

[의정부=뉴시스] 경기북부경찰청 전경. 2024.03.07 photo@newsis.com

[의정부=뉴시스] 경기북부경찰청 전경. 2024.03.07 photo@newsis.com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북부경찰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건 현장 책임자에게 '커맨더(Commander)'라는 용어를 사용해 보고하라는 지침을 만들어 직원들 사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구대·파출소 등 현장 경찰관들은 출동 시 상급자가 책임자로 지정되는데 불필요한 용어를 사용해 보고하는 체계가 오히려 현장 대응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19일 경찰과 익명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북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은 '현장커맨더' 운영 계획을 마련했다.

'커맨더'의 사전적 의미는 지휘관이라는 뜻으로, 경찰은 현장책임관이라는 의미로 해당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 중 계급·경력·경험 등을 고려해 상황판단이 우수하고 책임완수가 가능한 1인을 현장커맨더로 지정해 도착과 함께 무전 보고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특정사건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에 도착한 뒤 책임자 1명을 지정해 무전으로 "커맨더는 (직위) 아무개"라며 보고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등 현장 경찰관들은 이 같은 용어는 굳이 필요하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다며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 도착하면 계급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책임관이 정해질뿐더러 불필요하게 영어로 된 용어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A경사는 "현장에 나가면 사건처리하기 바쁜데 굳이 쓸데없는 지침과 보고를 만들어 번거롭기만하고 무슨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만든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침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커뮤니티에서도 "쓸데없는거 기안해서 현장 직원들 골탕 먹인다", "신고나가서 정신없는데 무전으로 커맨더가 누구냐고 한다", "영어만 들어가면 있어보이는 줄 아냐", "차라리 현장 상황을 자세히 무전해달라는 연락이었으면 이정도 반발이 있었겠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출연한 영화 '코만도'와 합성하는 등 각종 밈을 만들며 커맨더라는 용어에 대한 비판섞인 이미지도 다수 게시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사전에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묻고 효율적인 용어나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다소 급하게 정책을 마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북부경찰청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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