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당스님 "사찰 음식, '생명 존중·자연과 조화' 담은 공동체 문화" [문화人]
국가무형유산 공동체종목 지정 예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유산 등재 추진
10년간 험난한 여정…가치 재조명·체계화에 중점
"사찰 음식을 심의서 부결하려해 다시 검토 제안"
"많은 사람에 보급되길 바라…세계화에도 힘쓸것"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 공양간(부엌) 조왕단(조왕대신은 부엌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신)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4/09/NISI20250409_0020766148_web.jpg?rnd=2025040915292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 공양간(부엌) 조왕단(조왕대신은 부엌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신)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정예빈 수습 기자 = "사찰 음식에는 우리나라 불교 정신, 부처님의 가르침, 철학이 담겨 있어요. 지혜와 자비의 정신이 담긴 음식이라 봐야겠죠."
지난 9일 서울 중구 인사동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만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만당스님은 지난달 21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사찰 음식을 이같이 정의했다. 그러면서 사찰 음식의 문화·사회적 가치를 역설했다.
만당스님은 "(사찰음식에는) '생명 존중'과 '자연과의 조화'라는 부처님 가르침의 중요한 양대 축이 담겨있다"며 "절제와 소박함의 표본이 바로 우리 사찰음식이라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자신이 다른 모든 생명과 하나가 되고 어울리며 공존의 정신으로 수행하는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문화가 바로 사찰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찰음식은 불교 정신을 담아 사찰에서 전승해 온 음식으로, 승려들의 일상 수행 식과 발우 공양으로 대표되는 전통 식사법을 포괄한다. 사찰마다 다양한 음식이 전승되지만, 공통으로 불교 사상에 기초해 육류, 생선,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없이 조리하는 채식이 특징이다.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 '조계진각국사어록', '목은시고'에서, 조선시대 '묵재일기', '산중일기' 등에서 사찰음식은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파된 후 한국 식문화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온 기록이 확인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사찰음식이 사찰마다 다양한 조리법이 이어져 오고 사찰 공동체 구성원 모두 참여하는 집단 전승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무형유산(공동체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4/09/NISI20250409_0020766152_web.jpg?rnd=2025040915300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노력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만당스님은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위한 우리 사업단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며 "사찰음식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아 잊혀가는 사찰음식 레시피를 수집하고, 스님들의 구술을 기록하는 작업이 특히 중요했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찰마다 다른 조리법과 철학을 체계화하는 일이었다"고 했다.
만당스님은 지난 2020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에서 무형문화재위원으로 활동 하던 당시 사찰음식이 무형문화유산 지정에 대한 안건을 심의했을 때를 떠올렸다.
만당스님은 "당시 전문위원들이 사찰음식 심의 안건을 부결시키려 해 내가 보류시켰다"며 "사찰음식을 문화적인 중요성으로 봤을 때 지정해서 보존 전승해야 하니 이번엔 보류하고 사찰음식 전수조사부터 제대로 사찰 음식에 관한 정의와 범주 또 의미 특징들을 정확히 정리하고 그 다음에 검토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에서 사찰음식 재료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4/09/NISI20250409_0020766149_web.jpg?rnd=2025040915295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에서 사찰음식 재료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
만당스님은 지난해 불교사업단장을 맡으면서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박차를 가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지역별, 사찰별 차이가 있는 사찰음식의 공통분모를 찾고, 그 본질적 가치를 정립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사찰음식이 단순한 '음식'이 아닌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학계와 협력해 연구 성과를 축적했다. 또 대중에게 사찰음식 가치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만당스닝은 "전래부터 사찰에서 내려왔던 장류 등 발효 음식의 여러 가지 조리법의 핵심, 사찰음식의 문화적 의미, 철학적 의미, 정신적 의미 등 그 특징들이 이번에는 잘 정리돼 국가유산위원분들이 이에 다 동의해서 현재 지정 예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무난하게 사찰음식이 최종 지정될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센터에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4/09/NISI20250409_0020766150_web.jpg?rnd=20250409152948)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센터에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
만당스님은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이유에 대해 "사찰음식이 가진 정신적, 문화적, 건강적 의미, 자연환경 보존의 중요성, 생명 존중이란 조화 공존 정신까지 사람들한테 널리 알려지고 각인되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했다.
또 "이렇게 중요한 우리 전통문화가 더 발전되고 확장되어 많은 사람에게 보급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도 했다.
만당스님은 사찰음식과 관련한 향후 계획과 관련해 "학술 논문 발표를 유도하고 전국 사찰음식의 원형문화와 다양한 조리법, 그 속에 담긴 불교 철학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할 것"이라며 "사찰음식을 계승할 수 있는 전수자 양성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특화사찰을 거점으로 한 체험과 문화행사 프로그램도 확대·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문화원과 협력해 문화행사와 강의를 통해 사찰음식의 문화적 메시지를 전하고 세계화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사찰음식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만당스님은 "지금 우리나라 사찰음식이 가진 이 가치를 세계 사람들이 인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센터에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4/09/NISI20250409_0020766147_web.jpg?rnd=20250409152935)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만당스님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센터에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먹는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을 포괄한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2025.04.12. pak7130@newsis.com
사찰음식의 강점으로 발효음식이란 점을 꼽은 만당스님의 '최애' 음식은 김치다.
만당스님은 "나이가 들수록 음식에 있는 유산균이 우리 몸을 살려주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발효음식의 중요성을 알아야하는데 젊은 세대들은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서인지 발효음식을 잘 안 먹는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스님은 템플스테이가 2030세대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데 맞춰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사찰음식은 우리 몸과 마음, 그리고 자연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상호 의존성의 철학을 담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우리는 이러한 상호 의존성을 실감했잖아요. 젊은 세대가 사찰음식을 통해 음식과 환경, 건강의 연결성을 배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지혜를 얻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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