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국 집 떠나는 NC다이노스…환호 뒤에 안전 숨어선 안 돼
![[기자수첩]결국 집 떠나는 NC다이노스…환호 뒤에 안전 숨어선 안 돼](https://image.newsis.com/2025/05/08/NISI20250508_0001837679_web.jpg?rnd=20250508214019)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결국 홈구장을 떠난다. 지난 3월29일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뒤 굳게 닫힌 창원NC파크의 문은 결국 열리지 못했다. 한 달 넘게 전국을 돌며 원정 경기를 치러야 했던 NC는 결국 홈구장 재개장을 미루고, 울산 문수구장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2025시즌 시작과 동시에 역대급 흥행 돌풍이 이어지며 전국 9개 구장에서 팡파르를 터트리는 가운데 NC는 홀로 씁쓸한 한 달을 견뎌야 했다.
누구보다 창원NC파크의 재개장을 원했던 만큼 NC는 빠르게 조치를 취했다. 사고 발생 직후 위험도 높은 루버(건축 실외 디자인의 한 종류. 격자 모양의 입체 구조물이며,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 용도로 쓰임) 3개를 탈거했고, 이어 국토교통부의 긴급안전점검 보완사항에 대한 조치로 200개가 넘는 루버를 모두 제거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평가는 불합격이었다. 국토부는 지난 2일 창원NC파크의 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며 정밀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높은 수준의 진단을 권고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현장 점검 당시 여전히 시설물 낙하 위험이 포착됐다며 긴급 안전 점검을 신뢰할 수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안전 문제는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더구나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야구장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특히 올 시즌 프로야구는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 경기 야구장엔 1만명을 넘나드는 인파가 몰린다. 일말의 사고 가능성이라도 예측된다면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옳다.
다만 지나칠 만큼 안전을 강조하는 것도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시작된다는 것은 여전히 씁쓸하다. 지금에서야 불안하게 보이는 루버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엔 누구도 존재 의의에 물음표를 달지 않았다. 야구장 관리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문제 역시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드러났다.
국토부는 야구장 등 체육시설은 시설물 안전법에 따라 국토부가 관리하는 것이 맞지만, 시설 설치 기준이나 운영 기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창원NC파크 소유 주체인 창원시, 관리 주체 창원시설공단, 그리고 이를 위탁해 사용하는 NC의 현재 상황과도 맞물린다.
결국 지난 한 달 동안은 NC가 책임을 짊어지는 듯한 양상이 펼쳐졌다. 수장이 부재한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쏟아지는 민원에도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는 사이, 당장 경기를 치러야 하는 NC는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갈 길은 바쁘다. NC 앞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창원NC파크가 한 달 넘게 문을 닫으며 날벼락을 맞은 경기장 입점 상인들은 더 큰 위기를 맞았다. 문수구장에는 울산시와 계약한 업체들이 들어가 있는 만큼 창원NC파크 입점 상인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놓였다.
NC는 구단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대응책에 대한 논의는 이제 시작이다. 피해자 보상 문제 역시 갈 길이 멀다.
인근에 있던 응원 팀의 홈구장이 차로 한 시간 넘는 거리로 멀어진 NC 팬들의 마음도 살펴야 한다. 응원하는 팀을 위한 깊은 마음으로 구매한 시즌권도 무의미해질 위기에 놓였다. NC는 시즌권을 구매한 팬들을 위한 대책도 이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울산 문수구장 역시 관객을 맞을 준비가 필요하다. 결국 대체 홈구장이라는 결단을 내린 만큼 남은 경기만은 선수도 관중도 최선의 환경에서 임할 수 있도록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2025 프로야구는 300만 관중 돌파 축포를 터트렸다. 하지만 20경기 넘게 원정을 다니는 NC만이 어린이 팬들을 직접 환영하지 못했다. 홈구장 폐쇄로 올해 100억원대 손해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프로야구의 역대급 흥행이 9개 구단만의 축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환호 소리에 또다시 안전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선 관련 부처와 지역 당국, 그리고 KBO까지 책임을 함께 짊어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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